법 위에 군림하려는 자만과 독선
법 위에 군림하려는 자만과 독선
  • 제주신보
  • 승인 2019.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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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악법도 법이다’ 소크라테스의 명언으로 알려져 왔지만 정작 그는 이 말을 한 적이 없다.

일본 법학자 오다카 도모오가 자신의 저서 ‘법철학’에서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든 것은 실정법을 존중했기 때문이며 악법도 법이므로 이를 지켜야 한다”고 한 것이 소크라테스가 한 말로 와전됐다고 한다.

▲법은 국가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사회 규범, 국가 및 공공 기관이 제정한 법률, 명령, 규칙, 조례 등을 말한다.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법의 목적은 정의, 합목적성, 법적 안정성 등을 실현하는 데 있으며, 국민의 행위 규범이고, 재판의 규범이 된다고 나와 있다.

그리고 법의 이념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공공 복리와 조화롭게 추구하려는 합목적성, 그리고 사회 질서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법적 안정성을 통해 사회 정의를 실현시키는 데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법은 국가와 사회가 추구하는 정의와 이상적 가치를 실현하고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며 사회 질서와 안전을 지키기 위한 규칙이고 기준인 것이다.

▲요즘 제주사회가 법 적용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오라관광단지 개발 사업에 대해 법과 제도에 없는 자본 검증을 시행하고 있는 것과 관련, 제주도의회가 도 당국의 위법성을 문제 삼고 나섰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2017년 6월 오라관광단지 개발 사업에 대한 자본 검증을 하겠다며 법적 근거도 없이 설치한 자본검증위원회가 사업비의 10%인 3372억원을 오는 6월 말까지 금융기관에 예치하라고 요구한 것이 핵심 논쟁거리다.

제주도의회는 자본검증위 설치 당시 법적 근거가 없고 타 개발 사업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지적하며 참여를 거부했었다.

▲논란의 배경에는 제주에서 이뤄지는 각종 개발 사업에 대한 ‘난개발’ 우려가 깔려 있다. 도 당국의 행정행위가 난개발을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을 모르는 도민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규제와 제약은 법과 제도의 틀 속에서 이뤄져야만 한다.

도지사나 관계 당국, 또는 도의회나 시민단체, 지역주민 등 어느 누구에 의해서든 법치주의가 훼손돼선 안 된다. 법을 무시하면 사회 정의와 질서가 무너지고 혼란만 초래한다. 세계 4대 성인으로 인정받는 소크라테스마저 법을 지키기 위해 독배를 들었다.

법 위에 군림하려는 자만과 독선은 스스로는 물론 국가와 사회에도 독(毒)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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