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없는 제주관광은 안될까?
스트레스 없는 제주관광은 안될까?
  • 제주신보
  • 승인 2019.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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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필수, 제주관광공사 해외마케팅처장·관광학박사/논설위원

해수욕장이 있는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방문객에게 좋은 마을의 이미지를 주기 위해 마을길과 해수욕장 정화 활동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덕분인지 몰라도 방문객은 꾸준히 늘었다. 그 결과 방문객을 대상으로 사업하는 주민들이 증가했으며, 수입은 힘든 일 년 농사보다 훨씬 높았다. 이러한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불법적인 자가용 렌터카, 민박 등의 사업도 함께 번성하였다. 아마 공급부족으로 인해 묵시적으로 허용되지 않았었나 싶다.

제주방문 입도객은 1992년 300만명을 넘어섰고, 1996년 400만명에 진입했으나, IMF 외환위기로 하락한 후 2000년에 400만명대를 회복했다. 2005년 500만명, 2009년에 600만명을 돌파했다. 2016년에는 1583만명까지 증가했으나, 2017년 사드사태로 중국인이 급감하면서 하락하더니 2018년에는 내국인마저 줄어들면서 1431만명에 머물렀다. 관광 전문가들은 향후 당분간은 1500만명 전후로 정체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입도객이 정체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숙박, 음식점, 렌터카 등 일부 업종은 과잉 공급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급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하면, 수요를 더욱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상반된 주장이 심화되면서 관광개발에 대한 도민사회의 갈등도 점점 깊어지고 있는 것 같다.

수요가 많으면 공급을 늘리고, 공급이 많을 때는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고객을 유치하면 된다. 이론으로는 간단하지만,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 지역별, 업종별로 다양한 현상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제주관광을 둘러싸고 있는 많은 이해관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여 실행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경제, 사회, 환경의 측면에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우선은 제주를 찾는 방문객의 참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방문객이 제주에서 지켜야할 여행 매너와 룰 등 사회 및 환경 측면에서의 현재의 문제 해결과 미래에 발생할 문제에 대해 예방 행동수칙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공항·항만, 관광안내소, 숙박업소 등에 비치하여 방문객들이 쉽게 알고 행동에 옮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음은 지역주민의 서비스 의식이다. 과거와 같이 불법에 대한 묵시적 허용은 안 된다. 관광신문고에는 숙박업, 렌터카, 음식점, 대중교통, 재래시장, 청년회, 공무원까지 거의 모든 현장에서 반복적인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불편신고가 잦은 업종은 공통의 소비자약관을 만들고 위반 시에는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 또한 방문객 접점 종사자는 의무적으로 서비스 교육 이수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실천이 어려운 것이 서비스다. 실천할 수 있도록 반복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흡연, 쓰레기 투척 등 기초질서 위반을 예방하기 위한 국제적 수준의 수용태세 확충이 요구된다. 흡연구역 지정 및 환경조성, 쓰레기 수거함 설치 등 방문객과 지역주민이 생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개선해야 한다.

방문객과 지역주민이 서로 상생하면서 지역사회의 문화와 환경이 보호됨은 물론 스트레스 없는 생활이 가능할 때 지속가능한 관광성장이 되지 않겠나 싶다. 이를 위해서는 방문객에게 매너 있는 행동을 요구하기 보다는 우리도 국제적인 매너를 바로 알고 먼저 실천해야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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