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10만원대도…“납부 거부 쉽지 않아”
이달 본격적인 새 학기가 시작된 가운데 대학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생회비 징수가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각 대학마다 등록금 고지서에 총학생회 학생회비 명복으로 1만원 내외를 징수하는 데 이와 별도로 각 대학의 단과대나 학과 학생회 별로 학생회비를 추가로 걷으면서 불만을 사고 있는 것이다.
24일 제주대학교에 따르면 제주대의 경우 매년 등록금 납부 시 총학생회비 7000원을 내도록 하고 있다. 또 새학기가 시작되면 단과대·학과별로 학생회비를 2만원에서 10만원대(1년 기준)까지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이 신입생을 대상으로 4년 치의 학생회비를 한꺼번에 내도록 권고하면서 반 강제적으로 납부를 강요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입생들은 “학과 학생회비를 꼭 내야 하느냐”며 갸우뚱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4년 치를 선납하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부 학과의 경우 선배들이 직접 신입생들에게 전화를 걸어 납부를 종용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대학의 게시판에는 학생회비를 꼭 내야 하는지를 묻는 신입생들의 질문과 답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신입생들이 학생회비 납부를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
과비 미납 시 과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고 과 사물함을 사용할 수 없는 등의 부가적인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단서가 붙기 때문이다.
일부 학생은 학생회비가 자칫 ‘눈 먼 돈’이 되지 않을 까 걱정하기도 한다. 실제 지난해 제주대 B단과대 회장은 학생회비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짐에 따라 최근 학교 건물에 사과문을 붙이기도 했다.
신입생 양모씨는 “학회비를 내는 게 선택사항이라고는 하지만 학회비를 안 내는 학생들이 적기 때문에 자칫 과에서 소외될 까봐 납부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모 대학 학과 관계자는 “엠티 등 학과 행사를 할 때마다 참가비를 일일이 걷을 수 없어 편의 차원에서 한꺼번에 학회비를 걷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진주리 기자 bloom@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