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 다툼에 죄 없는 기념식수만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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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 내 공공기관, 협력 취지로 나무 심었지만
배치 순서탓에 명의판 철거…알력에 휘둘린 행사
서귀포시와 이경용 도의원 명의를 제외하고, 공공기관명이 담긴 기념식수 표지판이 제거된 나무들.
서귀포시와 이경용 도의원 명의를 제외하고, 공공기관명이 담긴 기념식수 표지판이 제거된 나무들.

제주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들이 기관 간 협력과 지역사회를 위한 상생과 협력을 다짐하는 의미로 마련한 기념식수 행사가 기관장 서열에 따른 나무 배치 문제로 파행을 겪으며 갈등을 부추기는 부작용만 낳았다.

서귀포시와 제주혁신도시 이전 9개 공공기관은 지난 13일 오전 공무원연금공단 대회의실에서 기관장 협의회를 가진 데 이어 제주바람모루공원으로 이동해 기념식수 행사를 가졌다.

그런데 기관장 협의회에 참석했던 국세공무원교육원장 등 국세청 산하 3개 기관장들은 내부 일정을 이유로 식수 행사에 빠졌다.

결국 공무원연금공단 인근 바람모루공원에서 열린 기념식수에는 제주혁신도시 이전 6개 공공기관장과 양윤경 서귀포시장, 이경용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무소속, 서귀포시 서홍·대륜동)이 참석한 가운데 나무 11그루를 심었다.

나무가 심어진 순서는 공원 내리막길을 따라 남쪽 방향으로 서귀포시, 이경용 도의원, 공무원연금공단, 한국국제교류재단, 재외동포재단, 한국정보화진흥원, 국립기상과학원, 국토교통인재개발원, 국세공무원교육원, 국세청 국세상담센터, 국세청 주류면허지원센터 순이었다.

나무 앞에는 기관 명의를 단 표지판도 함께 세워졌다.

그런데 당일 오후 국세공무원교육원에서 나무 3그루를 뽑아내 교육원 정원에 심었다가 서귀포시의 항의를 받고 다시 원래 자리로 옮겨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지난 22일에는 서귀포시와 이경용 도의원 명의의 기념식수 표지판을 제외한 9개 공공기관 표지판도 일제히 뽑혀져 나갔다.

행사 실무를 맡은 공무원연금공단에서 기념식수 앞에 설치된 기관명의 표지판이 또다른 갈등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철거한 것이다.

공무원연금공단 관계자는 “당초 시장과 도의원을 시작으로 4개 준정부 소속기관, 5개 정부 소속기관 순으로 나무 위치를 배열했다”며 “제주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간 상생과 협력을 다짐하는 의미로 마련한 행사가 취지와 달리 이상하게 꼬이면서 표지판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귀포시 관계자는 “기관장 서열에 따른 나무 배치 문제를 놓고 공공기관 간 불협화음이 생기면서 기념식수 행사가 빛을 바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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