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하나, 귀 둘
입 하나, 귀 둘
  • 제주신보
  • 승인 2019.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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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훈,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논설위원

올 상반기 코칭 리더십 교육을 수강 중이다. 살면서 처음이다. 그러고 보니 삶의 과정 과정마다 그에 맞는 성인교육을 받지 못했다. 나이 들어 어른 되고 결혼해 부부 된 후 자식 낳고 부모가 되었어도, 이에 필요한 어른교육이나 부부교육, 부모교육을 받지 못했다. 여태껏 눈치나 경험치 가지고 상식 수준에서 어른 노릇, 남편 노릇, 아버지 노릇을 이어 가고 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입사 후 팀원을 거쳐 중간관리자, 관리자로 승진하는 과정에서 조직·직무교육, 역량강화교육뿐 리더십 교육은 경험 못하는 경우가 많다. 리더십 교육은 겸손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리더가 되더라도 무엇을 리드할지를 모른다. 계속 실무에 빠져 산다. 자기 업무만 열심히 하면 잘하고 있는 걸로 오해한다. 이기심을 리더십으로 착각하고 자기 자신을 합리화 시키며 산다.

변화가 빠른 세상이다. 자신의 지식과 경험만으로 판단하고 결정하기에는 많은 무리수가 따른다.

코칭(Coaching)만 해도 그렇다. ‘너나 잘 하세요’ 세대인 나는 누구에게 조언 하고 피드백 하는 게 영 어색하다. ‘감 놔라 배 놔라’ 할 시간에 나나 잘하자고 다짐하며 살아 왔다.

“코칭이라 하면 스포츠 코치 정도로 생각하는데 내가 말하는 것은 인생경영을 위한 코칭이다.” 코칭 리더십을 창안하고 확산시킨 존 휘트모어의 말이다. “미래에는 사람을 신뢰하고 진정성이 깃들며 섬김의 정신을 갖춘 수평적 리더십이 대세가 될 것”이며 “수평적 리더십은 사람이 자신의 삶을 바르게 선택하게 도와주고 책임의식을 갖추게 만들어 주는 것인데 이것은 코칭 리더십과 맥을 같이 한다.”

코칭은 지시나 가르침보다 질문으로 상대가 스스로 해답을 찾게 하고 상대의 말이나 상태를 잘 관찰하여 통찰을 얻고 그것을 표현하며, 상대의 실행력과 열정을 북돋아 주며 격려하는 과정이다. 대화과정에서 질문하고 경청하고 피드백 하는 과정을 통해 존중과 신뢰가 있는 민주적 조직문화와 공동체 문화를 가능하게 한다.

인정, 경청, 질문은 코칭스킬의 핵심 요소이다. 그중 경청(敬聽)이 가장 중요하다. 경청은 단순히 말 잘 듣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말과 태도·몸짓의 의미, 내면 감정과 의도를 따뜻하게 이해하고 공감함을 말한다. 참된 경청은 최상의 소통이다. 진정한 경청은 상대 마음을 읽기 위해 노력하는 의사소통이다.

내 경험으로는 진정한 경청을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선배나 윗분들과 면담 자리에서는 공손히 잘 듣지만, 동료나 팀원, 아내와 아이들과 대화에서 참고 많이 잘 듣기는 어렵다. 상대 얘기를 끝까지 들은 다음 상대 입장에서 그에 상응하는 피드백을 해야 하는데, ‘중간에 말 잘라서 미안한데’, ‘무슨 말 하려는지 잘 알아’ 하며 일방적으로 말 자르기 일쑤이다.

진정한 경청은 10분 대화 동안, 7분 상대 이야기를 진심으로 잘 듣고 3분 내가 긍정의 언어로 질문하는 방식으로, 많이 경청하고 말은 적게 하는 대화를 말한다. 소통과 말싸움은 한 끗 차이다. 토론회나 공청회, 1대1 대화에서 진심으로 상대방 의견을 귀 기울려 잘 들으면 소통이 되지만 자기주장만 핏대 세우면 자연 말싸움이 된다.

풀어야 할 난제들이 수북한 지금, 진정성 있는 경청이 모든 문제 해결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입 하나에 귀 두 개를 가지고 태어난 나부터 진심으로 귀 담아 들어야 할 때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특히 지역사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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