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대원 폭행 대책, 구호에 그쳐선 안된다
구급대원 폭행 대책, 구호에 그쳐선 안된다
  • 함성중 기자
  • 승인 2019.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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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제주에서 119구급대원이 폭행 당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급기야 소방당국은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에 나선다고 한다. 지난 20일만 해도 한림읍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사람이 쓰러져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이 폭행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앞서 17일에는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가 구급대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현장에서 발생한 구급대원 폭행 사건은 2016년 6건, 2017년 2건, 2018년 9건 등 총 17건이다. 이 중 5건이 징역형에 처했을 뿐 나머지는 벌금형이나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졌다. 상당수가 주취자라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 비슷한 범죄를 양산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 소방당국이 구급대원 폭행 근절책을 밝힌 건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런 일이다. 핵심은 주취 등 위협 요인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 경찰과 함께 출동하고, 구급대원들에게 보호·채증장비를 상시 착용하도록 했다. 특히 피해를 입은 대원에 대해선 심리치유 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응급활동에서 최소한의 자구책으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이런 사후 처벌 위주의 대책이 능사가 될 수는 없다. 향후 구급대원에 대한 폭력이 수그러들지는 두고봐야지만 예방책이 우선돼야 한다. 그중 하나가 경찰처럼 구급대원의 자기방어권 확대다. 반인권적 주취 폭력이 이미 용인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감사의 마음은커녕 폭력행위가 반복된다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걸 깨달을 때다.

현재 구급대원을 폭행·협박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를 떠나 출동한 구급대원을 폭행하는 건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줬더니 몹쓸 행패로 돌려주는 꼴이다. 더 나아가 폭력을 넘어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라는 인식이 확립돼야 한다. 모처럼 마련한 구급대원 대책이 구두선에 머물지 않도록 강력한 법 집행을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