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병원 허가취소 청문 '법률의 결투'
녹지병원 허가취소 청문 '법률의 결투'
  • 좌동철 기자
  • 승인 2019.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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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녹지, 3개월 내 개원 않은 것을 두고 책임 공방 '팽팽'
26일 제주도청 회의실에서 녹지국제병원 허가 취소 관련 청문이 열렸다.
26일 제주도청 회의실에서 녹지국제병원 허가 취소 관련 청문이 열렸다.

“의료법상 3개월 내 병원 운영을 해야 하는데,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시작하지 않았다.”(제주도 측 김정철 법무법인우리 변호사)

“녹지국제병원이 진료를 시작하지 못한 귀책사유는 제주도에 있다. 허가 취소는 부당하다.” (녹지그룹 측 박태준 법무법인태평양 변호사)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개설 허가 취소 여부를 다루는 청문이 26일 제주도청 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양측이 선임한 변호사들은 개원하지 못한 사유에 대해 치열한 책임 공방을 벌였다.

오재영 청문주재자(변호사)가 진행한 이날 청문의 쟁점은 3개월 내 개원하지 못한 데 대한 ‘정당한 사유의 유무’였다.

제주도 측 김정철 변호사는 “녹지그룹이 당초 의료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진료를 하겠다는 의사에 맞춰 허가가 이뤄졌음에도 내국인 환자를 제한했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병원 개원을 거부했다”며 “이는 의료법 위반 문제로 허가 취소행위에 해당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녹지 측 박태준 변호사는 “778억원을 들여 병원을 준공했고 2017년 8월 28일 개설허가 신청 당시 진료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인력 등 모든 요건을 갖췄는데도 제주도는 허가 절차를 15개월이나 지연했다”며 귀책사유를 제주도에 돌렸다.

이에 김 변호사는 “병원 개원 허가가 지연된 것은 관련 법률과 숙의민주주의 조례에 따른 공론조사를 이행해야 했기 때문이며, 최종 허가가 이뤄진 이후 병원 측이 의료법을 위반했다”며 “정당한 사유 없이 3개월 내 개원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처분이 이뤄지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박 변호사는 “제주도가 공론조사에 들어가면서 70여 명의 인력이 사직했고, 투자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내국인 진료 제한이 붙었다”며 “이로 인해 의료진과 전문업체와의 업무 협약도 이뤄지지 못하면서 3월까지 문을 열지 못해 그 책임은 제주도에 있다”고 반론을 펼쳤다.

박 변호사는 이어 “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강제적인 투자 요청에 따라 어쩔 수 없이 2014년 7월 병원 투자가 이뤄졌다”고도 주장했다.

이날 녹지 측이 제출한 의견서에는 “외국인 환자로 한정한 제주도의 조건부 허가는 한·중FTA 투자협정으로 보호받고 있는 투자자의 정당한 기대를 저버리게 하면서 녹지가 손실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중FTA 협정문 제12장 5조는 ‘투자유치국의 변경된 정책이 투자자의 정당한 기대를 저버린다면 그로 인한 손실을 보상하는 것이 공정하고 공평하다’고 명시돼 있다.

청문주재자는 양측의 소명을 듣는 청문을 이날 마무리한 가운데 그 결과를 제주도에 제출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청문주재자의 청문 결과 의견을 검토해 최종적으로 녹지병원 개설 허가 취소 여부를 오는 4월초 쯤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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