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에 부는 바람
교정에 부는 바람
  • 제주신보
  • 승인 201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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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섭, 시인/수필가

변함없이 계절은 봄이 온 것 같다. 지난해 겨울은 서울 경기 지방에 많은 폭설이 내렸다는 소식이 들렸는데, 올해에는 폭설이 내렸다는 소식이 들리질 않았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자연 생태계, 인간으로 하여금 재해의 실상인가 보다. 마음이 차츰 풀리면서 엊그제 봄을 재촉하는 봄비마냥 뜰에도 교정(校庭)에도 비가 내린다. 삼월을 맞으면서 새 학교 새 선생님을 만나는 입학식과 한 학년씩 진급하는 아이들이 떠오른다.

꽃샘바람은 잊지 않고 찾아와 처음으로 학교마당에 들어서는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들이 코코 손을 불며 움츠리는 모습들이 그립다. 드넓은 운동장이며 아름다운 학교건물이 어리둥절하다. 또한 중·고등학생들은 새로 맞춰 입은 교복이 어색하면서도 의젓하게 학생면모를 갖추고 학풍을 강조하는 교칙에 선서를 하고 모범학생으로 진리를 탐구하며 배워야 한다.

이때 새로운 모습에 어색하고 쭈뼛거릴 때 얼른 다가가 손잡아 주고 도닥여며 현장교육을 맡는 교사들이 있다. 언제나 교사들은 열정을 다하며 잘 짜여 진 교육과정에 따라 전인 교육의 지팡이가 되어주는 것이 참된 교육이라 할 수 있다.

교단을 맡고 있는 교사들이 거듭난 자세로 참으며, 말 없이 죽은 듯, 시대에 부응하며 천명한 교사의 직분을 충실히 이행하였기에 오늘날 백년대계(百年大計)의 산교육이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리의 전당인 학교의 전경들은 학교마다 특색 있다. 이맘때가 되면 나름대로 면학 분위기를 자아내며 고즈넉하게 교정의 뜨락에 낭랑하게 영글어가는 꿈, 나래들이 피어나고 있겠지만, 동서남북 사방이 한라산 기슭에 묻혀 아늑한 보금자리의 정감을 드러내고 있다. 산 정상의 바람이 거세다. 머리카락을 쉴 새 없이 날리며 배움의 수레바퀴를 힘차게 날리자. 교정에 아름드리 심어있는 소나무와 여러 나무를 쳐다본다.

필자는 지체장애인1급이라서 학교마당 한 번 밟아본 적 없지만, 어린 시절부터 교정을 마음속에 그리며 살아왔다. 가끔 교육이란 무엇인가 하며 글제(文題)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이 있다. 가정에서의 자녀들을 귀히 여김으로 서로 신뢰하는 믿음 속에 차근차근 교육의 과정 속에 오직 어린이들에 대한 참다운 교육의 시설인 교육의 전당에서 참다운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학교 교문을 향해 나서는 학생들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

유치원을 갖나온 어린이들이 전인적인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중, 고등학교, 대학 심지어는 대학원을 나오고 사회인이 된다는 축복을 받을 때만이 사회의 어른이 되고 진리와 탐구에 앞장서는 이 나라 이 사회를 이끌어 나갈 때만이 사회의 어른이 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이 땅 위에 내려주신 표상이며, 진정한 교육을 두고 하는 말이다.

페스탈로치는 유년 시절을 다 거치며, 빈민교육을 주창했으며, 학생의 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고안된 교수법을 강조했으며, 정서적이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만이 필요하다고 한다.

길을 지나다 어느 학교 마당에 들어섰다. 손짓을 하며 가슴을 펴고 그 앞에 우뚝 서 본다. 끊임없이 귀 기울여 듣는 내게 바람에 실려 온 소나무 솔향기가 위로 한다. 싸늘한 교정에 따뜻한 향 내음이 피어오른다.

봄의 전령사인 봄을 피운 매화에 입맞춤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