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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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해병대와 관련한 우스갯소리다. 소싯적에 “해병대 군기는 몇 기 때부터 빠졌나?”하는 질문을 받아봤다. 군기 세기로 소문난 해병대에서 군기 빠졌다는 말은 정말 듣기 싫은 소리다. 물론 정답은 없다. 누군가 ‘2기부터 군기가 빠졌다’고 했다.

왜냐하면 1기 선임들이 2기 후임들에게 기합 빠졌다고 군기를 잡았을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해병대 출신인 필자도 그 대답에 웃고 말았다.

▲최정예 해병대와 상반되는 말은 무엇일까. 필자는 ‘당나라 군대’라고 말하고 싶다.

당나라 군대의 사전적 의미는 ‘오합지졸의 군대’를 뜻한다. 전쟁에서 강한 공격도 못해 보고 패배만 하는 군대를 비유적으로 말, 또는 군기가 약한 병사나 장수들을 비유적으로 말할 때 쓰기도 한다고 풀이돼 있다.

중국을 통일하고 역사상 최고 전성기를 이뤘던 당나라 군대가 어쩌다 이 같은 대접을 받을까. 당나라 군대의 어원은 ‘당나라와 오랫동안 싸워 이긴 고구려에서 유래했다’는 설, ‘나당 연합군이 백제와 고구려를 쓰러트린 후 신라가 당나라 군대에 크게 승리하면서 당나라 국력이 급속히 쇠퇴하기 시작했다’는 설 등 여러 가설이 있다.

▲요즘 우리 국군을 보면 당나라 군대가 되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가 앞선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육군 모 신병교육대가 만든 휴대전화 앱에 ‘우리 애가 택배·편지를 받았는지 확인해 달라’는 글이 가장 많이 올라온다고 했다. ‘아이가 아토피가 있었는데 괜찮은지 확인해서 알려 달라’는 글도 많고 ‘우리 아이가 운동화 끈을 잘 묶지 못하니 살펴 달라’는 요구도 있다고 한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다고 하나 가관이다.

필자의 아들도 육군을 제대했지만 “열심히 훈련 받고 부대 생활을 잘하라”는 말만 했었다.

▲우리 군이 당나라 군대 위기에 처한 것은 장병들의 책임이 아니다.

군 최고 책임자인 국방부 장관까지 정권 코드 맞추기에 급급한데 무슨 할 말이 더 있으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 22일 서해수호의 날에 국회 대정부질문에 나와 서해 교전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등을 서해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남북 간의 충돌이라고 했다가 야당 의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에 앞서 지난해 7월 국회 국방위에서는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기무부대 대령이 송영무 당시 국방부장관에게 하극상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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