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돌과 담
제주의 돌과 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고수향, 제주시 일도2동

제주는 돌의 고장이다.

우리의 선조들은 그 돌에 혼을 불어넣어 담을 쌓으며 돌과 이야기를 나누며 제주를 만들어 갔다. 중산간 곶자왈 지대 돌을 주워 밭을 만들며 돌을 쌓으니 밭담이 됐고, 돌이 너무 많으니 밭 가운데 머들을 쌓았다. 집을 짓기 위해 쌓으니 축담이고, 울타리를 두르니 울담이다.

제주의 사람들은 오름에서 태어나 오름에서 놀다 오름에 묻혔다. 오름을 오르다 보면 무덤을 두른 ‘산담’이 많이 보인다. 무덤이 망자의 집이라면 ‘산담’은 망자의 울타리인 셈이다.

제주의 장묘문화인 산담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레 1코스 알오름에 오르면 오름 정상에 몇 백 년을 그 오름을 지켰는지 유향좌수(留鄕座首) 군위(君威) 오씨(吳氏)가 그곳에 누워 우도와 성산을 바라본다.

10-1코스 가파도에 가면 제일 높은 곳에 조선시대 벼슬을 지낸 향공진사(鄕貢進士) 김공(金公) 용석(龍錫), 진사님이 그곳에 누워 아직도 가파도를 지킨다.

우리의 선조들은 산담을 쌓으면서도 신들과 이야기를 했다. 산담의 모습만 보아도 망인이 남녀를 구분을 할 수가 있다. 제주의 관광은 눈으로만 보는 관광이 아니라. 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담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이야기를 들으며 더 흥미를 가지게 해야 한다.

제주의 장묘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오름 정상에 있는 묘들이 다 이장이 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이 산담을 보호할 가치가 있다. 그 제주담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들려줘야 한다.

제주 섬을 빙 둘러 천년을 지키니 담을 ‘흑룡만리(黑龍萬里)’라 부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