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괭이 보호 여론에도 해수부 '모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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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사체 31마리 발견...서식처 조사 등 지적

제주대학교 돌고래연구팀 김병엽 교수와 제주해양경찰서 경찰관이 지난 1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해안에서 발견된 상괭이 사체를 조사하고 있다.
제주대학교 돌고래연구팀 김병엽 교수와 제주해양경찰서 경찰관이 지난 1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해안에서 발견된 상괭이 사체를 조사하고 있다.

올해 들어 3개월만에 무려 30마리의 상괭이 사체가 제주 해안에서 발견되면서 멸종위기 보호종인 상괭이에 대한 보호 여론이 들끓고 있지만 정부는 별다른 조치 없이 이를 방관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다르면 지난 1월 16마리, 2월 8마리, 3월 6마리, 4월 1마리 등 올해 들어 현재까지 제주 해안에서 발견된 상괭이 사체는 무려 31마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제주 해안에서 발견된 상괭이 사체 15마리의 2배가 넘는데다 2018년 한 해 동안 제주 해역에서 발견된 상괭이 사체 21마리를 4개월 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이처럼 최근 제주해역에서 발견되는 상괭이 사체가 크게 증가한 것은 올해 겨울 날씨가 좋아 어선들이 평소보다 자주 조업에 나서면서 상괭이들이 그물에 혼획되는 사례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제주해역의 수온 상승과 이로 인한 어종 변화로 인해 상괭이의 서식처가 제주 연안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제주대학교 돌고래연구팀 김병엽 교수는 “최근 제주 해안가에서 발견되는 상괭이 사체의 경우 대부분 죽은 지 2~3일 가량 경과한 것들로, 제주와 가까운 바다에서 그물에 혼획돼 죽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 현재 추자도 인근 해역에서 상괭이가 목격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멸종위기 해양생물에 대한 관리와 보호를 담당하는 해양수산부는 상괭이 서식처 변화에 대한 실태조사는 커녕 관련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손 놓고 있는 실정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매년 겨울이면 남해나 서해에서 혼획돼 죽은 돌고래들이 제주해안에서 발견된다. 올해는 그 숫자가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이라며 “조만간 예전 조사결과를 토대로 상괭이에 대한 추정 조사를 할 계획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해수부가 가지고 있는 예전 조사결과가 무려 5년 전 이뤄진 것이며,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상괭이에 대한 현장 실태조사 계획은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김병엽 교수는 “부패가 거의 진행되지 않은 사체가 서해나 남해에서 혼획된 것이라는 주장은 말도 되지 않는다”며 “지금 즉시 상괭이 서식처 변화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하는 등 멸종위기인 상괭이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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