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계속되다 여름 징크스까지 도지면 강등권 싸움 우려도
지난해 상반기 치른 원정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낸 덕에 15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에도 리그 5위를 기록할 수 있었던 제주 유나이티드(SK에너지 축구단, 이하 제주)가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고전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행보에 매년 여름이면 전력이 약해지는 ‘여름 징크스’까지 올해 또다시 도질 경우 강등권 싸움을 피하기 어려울 거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제주는 지난 3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성남FC와 1-1로 비겼다.
제주는 전반 30분 성남 수비수 3명 사이를 돌파한 아길라르의 패스를 받은 찌아구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시즌 첫 골을 터트리며 1-0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 14분 마티아스에게 동점골을 내줘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5라운드를 마친 현재 제주는 3무 2패(승점 3)로 K리그1 12개 팀 중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이들 가운데 아직 1승을 챙기지 못한 팀은 제주가 유일하다.
특유의 패싱 축구를 구사하며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펼쳤으나, 결정력에서 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제주는 5경기에서 총 3득점을 했는데, 이는 강원FC와 함께 리그 꼴찌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를 두고 제주월드컵경기장 잔디 교체 공사 탓에 초반 6경기를 모두 원정에서 치르는 일정이 제주의 부진을 초래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타 팀은 홈경기를 일찍 치러 개막전 시너지 효과를 받아 상승세를 이어가는데, 그 모습과 대조적이란 것.
문제는 제주가 시즌 초반 제주종합경기장 주경기장에서의 홈경기 일정을 짤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신을 제주 팬이라고 밝힌 강모씨(29)는 “제주시에 대체 구장이 있음에도 초반 일정을 모두 원정으로 잡은 건 팬들을 기만한 행위나 다름없다”라며 “현재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제주 관계자는 “초반 경기 일정이 약 일주일 간격으로 잡혀 선수들의 컨디션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고, 홈구장인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해야 더 좋은 경기력을 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홈경기를 제주종합경기장 주경기장에서 하는 횟수만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를 수 있는 횟수가 줄어드는 이유에서다.
제주가 개막 후 다섯 경기 연속 무승을 이어가면서 지난해 팀을 괴롭혔던 15경기 무승(8무 7패)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지다가 해마다 제주를 힘들게 하는 ‘여름 징크스’까지 도지게 되면 올 시즌 강등권을 피하기 힘들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한편 제주는 지난 시즌 15경기 무승의 첫 시발점이 된 7월 11일 경남전(0-0) 이전까지 치른 15경기에서 원정 6승 1무 1패, 홈 2승 2무 3패 등 8승 3무 4패의 좋은 성적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