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바라보며 힘을 내고 있지만 홀로 아이를 키우며 앞으로 살아갈 걱정에 너무 힘들어요.”
지난 5일 제주시 용담1동 대한적십자사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서 만난 정혜씨(39·가명)는 그동안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꺼내놓으며 눈물을 삼켰다.
따뜻한 말 한 마디를 전해주지 못하는 가족의 빈자리가 그녀를 더욱 힘들게 하는 듯 했다.
지난해 예쁜 아이를 얻은 정혜씨는 새로운 가족과의 행복한 생활이 아닌 하루마다 삶을 걱정하는 생활고를 겪고 있다.
다른 가족과 관계가 원만하지 않아 연락조차 하지 않았던 정혜씨는 한 남자를 만나 교제를 하던 중 아이를 임신했다.
하지만 도박에 빠진 남자친구는 출산과정에서 도움을 주기는커녕 경제적으로 생활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결국 남자친구와 헤어진 정혜씨는 혼자서 아이를 낳아야 했다.
정혜씨는 혼자서도 아이와 함께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결심했지만, 예정일보다 두 달 먼저 태어난 아이는 청력에 이상이 있었다.
소리를 듣지 못했던 정혜씨의 아이는 지난해 10월 서울에 있는 종합병원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수술비를 지원받았지만, 나머지 수술비와 병원비, 체류비, 이동경비 등 아이의 치료에 들어가야 할 돈이 너무 많았다.
정혜씨는 주거비와 생활비, 양육비 마련을 위해 아이가 잠든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을 주변에 수소문했다.
딱한 사정을 듣자 대리운전을 하는 정혜씨의 친구가 손길을 내밀었다.
그날부터 정혜씨는 잠든 아이를 베이비시터에 태우고 다니며 대리운전기사 픽업차량을 운전했다.
하지만 아이의 상태에 따라 일을 나가는 등 제약이 많아 벌이도 좋지 못한 상황이다.
이 마저도 밀린 주거비를 내야 해 정혜씨는 체납된 공과금과 건강보험료를 낼 엄두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두 달마다 아이의 치료를 위해 드는 서울행 항공료와 숙박비도 정혜씨에겐 큰 부담이다.
정혜씨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
후원 문의 대한적십자사 제주특별자치도지사 758-3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