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春陽/尤韻(봄빛/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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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詩 牧民 金景國(작시 목민 김경국)

驚蟄已過時雨休 경칩이과시우휴 경칩 지나 내리는 비 그치니/

野坰草綠繡淸修 야경초록수청수 들녘은 초록으로 맑게 수를 놓고/

三冬感冒保身奧 삼동감모보신오 겨우내 고뿔로 아랫목 지키시던/

九秩慈親日飯收 구질자친일반수 구순 모친 햇볕 밥상 받겠지/

■주요 어휘

驚蟄(경칩)= 24절기(節氣)의 하나. 양력(陽曆) 35일 무렵으로, 벌레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때 時雨(시우)=때맞추어 오는 비 三冬(삼동)=겨울 석달(음력 시월, 동짓달, 섣달) 感冒(감모)=감기. 고뿔 =아랫목 오 九秩(구질)=九旬. 아흔 살

■해설

한 겨울이 되면 지상의 온갖 동·식물들은 몸을 움츠리거나 숨기고 겨울나기에 들어간다. 추위를 이겨 내고 겨울이 지나가기를 고대하며 누군가를 기다린다.

제주 민간설화(民間說話)에는 외눈 배기섬 혹은 강남 천자국에서 온다는 영등할망이 영등하르방, 영등대왕, 영등호장, 영등우장, 영등별감, 영등좌수 등을 데리고 경칩 지나 음력 2월 초하룻날에 한림읍 귀덕리 복덕개로 들어와 2월 보름에 동쪽 섬 우도를 통해서 나간다는 전설이 있다. 영등할망이 돌아다니는 이 기간에는 흙을 만지면 벌레가 생겨 밭에 나가 일을 하지 않으며, 바당에는 영등할망이 보말도 다 까먹어버려 알맹이도 없다는 속담이 있다.

영등할망은 온 섬을 돌아다니며 곡식을 뿌려줄 때 바람이 불고 비가 종종 내린다. 대지는 촉촉해지고 들녘의 초록빛은 점점 넓어지고 짙어진다.

이때 쯤 되면 동식물들도 겨우살이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겠지. 몸살로 안방 아랫목을 벗어나지 못하시던 망백(望百) 모친도 뜰에 나와 따뜻한 봄볕을 쬐일 것이다. 모친의 건강이 나아지시기를 기원하다보니 왠지 봄이 더욱 그리워지네.

칠언절구 형식에 우운(尤韻)의 측기식(仄起式) 작품이다.

<해설 목민 김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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