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숭어·민물장어 뛰놀고 고니 등 희귀 철새 찾아와
(12)숭어·민물장어 뛰놀고 고니 등 희귀 철새 찾아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연대마을길 초입에 위치…두꺼운 U자 닮아 ‘말의 귀’라고 불러
녹조 발생·각종 개발 사업으로 신음…곳곳에 죽은 물고기 둥둥 
식수로 썼던 가막샘 용천수 점점 줄어…주민들이 샘 보존에 나서
제주시 외도2동 연대마을길 초입에 마이못이 위치해 있다. 말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숭어, 민물장어 등 다양한 생물과 고니 등 희귀 철새들이 즐겨 찾는 장소로 유명하다.
제주시 외도2동 연대마을길 초입에 마이못이 위치해 있다. 말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숭어, 민물장어 등 다양한 생물과 고니 등 희귀 철새들이 즐겨 찾는 장소로 유명하다.

생태계에 보고라고 할 수 있는 습지. 해안습지는 만조(滿潮) 때 수위선과 지면이 접하는 경계선, 간조(干潮) 때 수위선과 지면이 접하는 경계선까지를 말한다.

이에 따라 제주지역은 전 해안이 습지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제주시 외도동은 해안 가까이에서 용출하는 용출수가 바다로 흘러내리며 담수와 해수가 교차하는 지리적 특성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다양한 형태의 지형이 존재하는 동시에 많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제주시 외도2동 소재 마이못도 이런 특성을 갖고 있다. 마이못은 옛 주민들의 식수로 활용됐던 귀한 자원이다. 하지만 최근 난개발로 인해 습지가 파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이못 역시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고 한다.

 

마이못을 둘러싼 산책로가 조성돼 마을 주민들은 이곳을 따라 종종 산책을 한다.
마이못을 둘러싼 산책로가 조성돼 마을 주민들은 이곳을 따라 종종 산책을 한다.

말의 귀를 닮은 마이못

제주시 외도2동 연대마을길로 들어서는 초입에 눈에 띄는 연못이 위치해 있다.

연못을 둘러싼 산책로가 조성됐는데, 산책로를 따라 5분 정도 걷다보면 해안가를 바로 마주할 수 있다.

해안길까지 조성돼 있어 마을 주민들은 이 곳을 따라 종종 산책을 한다고 한다. 바로 마이못이다.

마이못은 담수와 바닷물이 서로 섞이는 기수역(沂水域, brackish water zone)으로 제주지역의 독특한 지형을 반영하는 해안습지에 해당된다.

특히 마이못은 강수량과 조석간만의 영향으로 염분의 농도가 불규칙하게 변하는 해안습지로 다양한 생물종 다양성을 보이며, 어린 생물들이 성장하는 성육장(nursery ground)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마이못은 말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두꺼운 U자처럼 생겨서 말의 귀라고도 한다.

1970년대까지는 지역 주민들에게 음용수를 제공해 줬고, 숭어, 민물장어 등 다양한 기수역 생물과 고니 등 희귀 철새들이 즐겨 찾는 장소로 유명하다.

이곳은 가막샘이란 용천수를 비롯해 곳곳에서 흘러드는 물이 모여 연못을 이뤘다고 한다.

마이못을 중심으로 서쪽은 족은 가막세기’, 동쪽에는 큰가막세기라는 용천수가 솟아난다.

마이못의 면적은 약 2500정도였는데, 못 남서쪽으로 길이 개설되면서 매립됐기 때문에 지금의 규모로 축소됐다.

마이못에 노는 고기는 외도 8경의 하나로 마지약어(馬地躍漁)’라는 시가 전해진다.

마이못은 깊고 넓어서 고기가 많은데/ 얻은 바 유연함이나/ 즐거움이 남아있도다/ 날이 따뜻해지자 물가의 이끼가 서서히 풀린 뒤/ 조수는 차지만 물가의 개구리밥은 달 밝음에 싹이 나는구나/ 하물며 몰래 듬북속에서 서로의 망상을 날려버리고/ 유희에 연잎도 서서히 움직이더라/ 오고가는 어부가 쳐놓은 그물을 올리니, 이 가운데 참맛이 갖추어진 것이 아닌가

이처럼 주민들의 귀한 식수이자 다양한 생태계가 살아 숨 쉬는 곳이자 아름다운 비경을 자랑하는 마이못은 지난해 여름 녹조로 뒤덮여 신음했다.

마이못 곳곳에는 숭어 등 죽은 물고기가 수면 위로 떠 있는 모습도 발견됐다.

지역 주민들은 연일 지속된 폭염과 수온상승, 각종 개발 사업과 공사로 인해 마이못이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산간 난개발과 상류지역에서 진행된 건설공사 등 외부적 요인으로 물줄기가 바뀌고, 지하수 취수량까지 늘어나면서 가막샘으로 밀려드는 용천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이못과 바로 근접해 있는 곳에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주민들은 마이못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수질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마이못에 대한 제주도 차원의 체계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가막샘은 도로가 생기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질 뻔 했지만 벽을 세우고 철근콘크리트로 천정을 만들고 그 위로 길을 개설하며 샘이 보존됐다.
가막샘은 도로가 생기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질 뻔 했지만 벽을 세우고 철근콘크리트로 천정을 만들고 그 위로 길을 개설하며 샘이 보존됐다.

생태계 보고양식어장으로도 활용

과거에는 이곳에 자리(자리돔) 테우가 들어오기도 했었다고 한다.

마이못을 중심으로 북쪽으로 민가 사이에 난 물길을 따라 30m 정도에 나무로 만든 수문(통수구)가 설치돼 있고, 수문 아래에는 계단처럼 만들어진 단이 있다.

그 아래는 마이못과 비슷한 면적의 양어장을 만들었던 담이 남아 있다.

양어장까지는 바닷물이 섞이며 양어장 북쪽은 포구다.

가막샘의 담수와 밀물 때에 들어오는 바닷물이 섞이는 곳이기 때문에 물고기가 알을 부화시키고 성장하는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식수로 사용됐던 가막샘

가막샘의 물은 식수로만 사용했다고 한다. 특히 현무암으로 만든 샘을 오래도록 간직해 잘 보존됐다.

예부터 가막샘은 아무리 가물어도 물줄기가 끊기지 않고 솟아났기 때문에 마을의 중요한 식수원이었다고 한다.

가막샘이 솟는 주변의 지형 특이점은 썰물 때는 빠져 나갔다가 밀물 때는 바닷물이 흘러 들어온다는 것이다.

제주지역은 지하에서 솟아난 용천수가 고이는 못은 많지만 밀물 때 바닷물이 못으로 역류하는 습지는 많지 않다.

가막샘은 도로가 생기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질 뻔 했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이 벽을 세우고 철근콘크리트로 천정을 만들고 그 위로 길을 개설해 샘을 보존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