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안전 도외시하는 점자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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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들의 보행 편의를 위해 설치된 점자블록이 외려 그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니 심각한 문제다. 점자블록이 설치기준에 맞지 않거나 파손된 채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제주시내 퍼시픽호텔과 중앙초등학교, 관덕정 인근의 경우 규격 또는 색상이 달라 장애인들이 애로를 겪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 점자블록 설치 기준을 어긴 사례들이다.

또 규정에는 맞지만 관리부실로 보수가 필요한 곳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적십자사제주특별자치도지사나 제주항여객터미널 등의 인도는 점자블록이 검정으로 변색 됐거나 훼손된 채 방치되는 상황이다. 저시력장애인에게 검은색 점자블록은 웅덩이로 보여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앞서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이 지난해 제주시내 점자블록 427곳을 점검한 결과 법령에 저촉된 204곳(48%)이 지적받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은 서귀포시 지역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한다. 인도에 점자블록을 설치하면서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게 근본원인이다. 아니면 점자블록 시공의 기초적인 지식조차 없는 공무원이 버젓이 해당 업무를 맡고 있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 아직도 장애인 이동권 보장이 형식적으로 흐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들이 인도에서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깔아놓은 바닥이다. 현행법상 보행 중 주의해야 할 곳, 동선의 변화지점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설치해야 한다. 이동권의 안전을 위해서다. 허나 실상은 교통약자를 배려하는 모습과 배치된다. 자칫 시각장애인들에게 치명적인 위험마저 배제할 수 없다.

도로의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들에게 눈과 같다.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하는 점자블록이 안전에 위협을 주고 있으니 부끄러움을 넘어 한심하다. 안전하다고 믿었던 점자블록에 안전을 위협당해서야 말이 안 된다. 차제에 점자블록을 포함해 장애인 이동 편의시설을 전수 점검하기 바란다. 그 결과에 따라 규정을 제대로 지켜 인도가 장애 없는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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