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속에 삶의 지혜와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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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구, 시인·수필가·前 애월문학회장

시청 앞 대학거리 일명 만남의 장소에도 며칠 동안 가랑비와 보슬비가 갈마들며 흩뿌린 탓이다. 나뭇가지에 여린 잎들이 아가들의 젖니처럼 우우우 돋아났다. 천지가 온통 풋풋한 연둣빛이다. 연둣빛의 풋풋함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것은 꿈에 부푼 대학 1학년생들의 활기찬 모습이다. 그들의 발걸음을 보고 있으면 푸르고 빛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는 것만 같다. 오직 입시를 위해 질주해 온 그들의 지옥 같은 고교생활이 끝나 봄꽃처럼 만개한 자유와 해방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그렇지만 자유와 해방의 기쁨 속에서도 여유시간을 찾아 책읽기를 통해서 인생을 잘못 살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더 멋진 꽃을 피울 필요가 있지 않을까? 촌음을 아끼지 않으면 봄날의 청춘도 가뭇없이 사라져 갈 것이다.

입시에 골몰해 온 자신의 내적 결핍을 충전시키기 위해 책읽기에 침잠하는 기쁨을 만끽한다면 미래가 남다르게 풍요로울 것이며, 사회의 냉혹함을 헤쳐 나가는 귀중한 지혜를 터득할 것이라고 본다. 당나라 고승 임제는 되레 “꽃샘추위가 매워서 젊은 사람을 얼어 죽게 만든다(春寒料 凍殺年少)고 했다.”성급히 봄옷을 꺼내는 건 젊은 청춘이기 때문이다. 젊은 혈기만 믿고 방심하다 꽃샘추위에 당한다는 말이다. 높은 청년실업 등 이 땅의 젊은 청춘들에게 삶의 무게는 꽃샘추위 수준을 넘어선 듯하다. 성급함을 이겨내고 시련을 헤쳐 나가는 귀중한 지혜는 고전 속에 있다.

필자는 살아갈수록 고전 속에 길이 있음을 절감한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번뇌를 잠재우는 진리가 고전에 녹아 있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고전에는 2500년 긴 세월을 이어온 살아있는 지혜가 담겨 있다. 특히 요즘처럼 무엇이 답인지 모를 갑갑한 세상에서 고전은 근본적인 해결책의 실마리를 알려주는 원천이기도 하다. 책 읽는 대학생만이 삶의 지혜와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게 되고, 미래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다.

대학시절 책읽기를 통해 체계적이며 실제 경험에 가장 근접한 세계를 접할 수가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며, 그 생각의 깊이와 넓이에 비례해 내재적 가치의 용량도 커진다는 것이다. 4차 산업시대가 원하는 인간은 인문학적 감성으로 생각하고 창조하는 인간이다. 창조는 사색으로부터 나오고 사색은 책읽기로부터 나온다.

고전 중에서 한 권을 추천하라고 한다면 논어와 채근담을 추천해주고 싶다. 동양의 탈무드라는 채근담은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지만 전혀 스마트한 삶을 살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올바른 삶이 무엇인지 생활전반에 관해 조목조목 일깨워주는 무서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왜 고전을 읽고 해석해야 하는가는 고전은 최소 수백 년간 베스트셀러를 유지한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고전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얻어낸 고급 정보들이 담겨있다. 논어와 채근담에는 “정말 남들이 안 읽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될 정도로 자신의 삶을 바로 세워주는 명문장들이 들어 있다.

고전을 피와 살이 되도록 읽고, 고전 한 경구를 매일 암기해보라고 당부하고 싶다. 이것이 오늘날 대학생들이 느끼기에 가장 빠른 길이다. 고전을 읽고 고전을 외우는 과정은 나를 이해하고 세상을 바로 살아가게 하는 힘이며 진리이다. 만약 젊은 대학생들이 고전을 읽고 외우기를 한 달간 지속한다면 놀라운 변화들이 일어나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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