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정질문서 사실상 불허 입장 못 박아 논란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다섯 번째 국제학교 개교를 목표로 하는 주식회사 글로벌인터내셔널스쿨(이하 ㈜GIS)이 순수민간자본형식으로 싱가포르 ACS의 제주캠퍼스 설립을 위해 나서고 있다. 그런데 심의 절차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최종 승인 결정자인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이 불허 의지를 표명하면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국정감사에서 공공기관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DC)의 국제학교 설립·운영 적절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 만큼 사업자의 재정능력과 사업수행능력 검증을 바탕으로 한 순수민간자본 형식의 국제학교 설립·운영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16일 JDC 등에 따르면 ㈜GIS는 2015년 9월 ACS(Anglo-Chinese School) 제주 국제학교 설립 의사를 처음으로 JDC에 표명했다. 이후 JDC는 싱가포르 및 인도네시아 ACS 학교 운영재단인 Oldham과 ACS 제주 설립을 위한 협력각서(MOC)를 체결했다.
㈜GIS는 지난해 2월 20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설립계획승인을 신청했지만 도교육청은 학사운영계획서, 임차증빙자료, 재정운영계획서 등 일부 자료가 미비하다며 같은 해 4월 4일 신청서를 반려했다.
이후 ㈜GIS는 자료를 보완해 지난해 12월 28일 제주도교육청에 설립계획승인을 재신청했지만 도교육청은 지난 1월 18일 보완을 요구하며 재차 반려했다.
이후 지난 2월 설립계획승인 보완자료를 제출하자 지난달 7일 국제학교설립운영심의위원회 첫 심의가 열렸다. 이어 심의위의 보완 요구에 따라 현재 3차 보완 자료 제출이 완료된 상태로, 2차 회의는 22일께 열릴 예정이다.
㈜GIS는 제주영어교육도시 부지 11만3830㎡(건축 연면적 5만4030㎡)에 960억원을 투입해 ACS 제주를 건립,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12학년·56학급 등 총 학생 1130명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개교 시기는 2020년 10월 26일로 예정됐다.
그런데 이석문 교육감이 ACS 설립 검증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추가 국제학교 개교가 어렵다는 입장을 못 박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교육감은 지난 12일 열린 제371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교육행정질문 중 국제학교의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새롭게 더 신설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국제학교 설립 허가는 심의위 의견을 바탕으로 교육감이 최종 판단을 내린다는 점에서 심의위에 사실상 ‘불허 종용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감의 답변은 학생 충원율과 제주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JDC 관계자는 “2013년 7월 제21차 제주특별치도지원위원회에서 기존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 4곳 외에 순수민간자본형식의 추가 3개교 설립이 결정됐다”면서 “ACS 제주가 설립되면 기존 국제학교 4개교의 높은 내국인 학생 비율(88.5%)과 관련한 외부 지적에 대응하고, 국제학교의 글로벌 교육환경 조성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진주리 기자 bloom@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