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정자들의 망언(妄言)
위정자들의 망언(妄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말은 해야 맛이고, 고기는 씹어야 맛’이라는 옛 속담이 있긴 하지만 이건 아니다. 여·야 정치인들과 정부 고위 관료들의 도를 넘는 막말을 두고 하는 말이다.

‘참을 수 없는 가벼움’ 때문일까. 그렇다 해도 위정자들은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다.

그들의 경박하고 몰상식한 말에 백성들은 더 이상 비판할 여력도 없다. 탄식만 나올 뿐이다.

▲세월호 참사 5주기였던 16일 자유한국당 소속 전·현직 의원들이 SNS를 통해 망언(妄言) 파문을 일으키며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차명진 전 의원은 “세월호 유가족들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실었고, 정진석 의원은 “세월호 그만 우려 먹으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 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라는 글을 “오늘 받은 메시지”라며 올렸다.

이들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정치권을 향해서 던지고 싶었던 말’이라며 사과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얼마 전 김진태·김순례·이종명(당적 제명) 등 3명의 의원들이 ‘북한군 개입설’ 등 5·18 망언을 한데 이어 이번 세월호 막말로 참으로 볼썽사납게 됐다.

당 지지율이 오를 만하면 터져 나오는 망언으로 스스로 족쇄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여권이라고 막말 논란에서 자유로운 게 아니다.

김현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신남방정책특별위원장은 지난 1월 말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EO 조찬 간담회’에서 “지금 50, 60대는 할 일이 없다고 산에 가거나 SNS에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동남아)으로 가라”고 발언했다. 또 “젊은이들은 여기 앉아서 취직이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 하지 말라. 아세안 가보면 ‘해피조선’”이라고 말했다가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사퇴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설훈·홍익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20대 지지도가 떨어지자 20대 비하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여·야 정치권이나 고위 정부 인사들의 막말은 넘쳐난다.

‘시경’에 ‘언자무죄 문자족계(言者無罪 聞者足戒)’라는 말이 있다,

‘말하는 사람은 죄가 없으니, 듣는 사람이 경계를 삼으면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여기서 ‘언자무죄’는 백성들에게. ‘문자족계’는 위정자들에게 해당된다. 내키는 대로 말 하고 싶다면 벼슬을 내려놓고 정치도 그만두고 나서 하면 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