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3사 '이심전심' 요금인상 이번에도 공정위 그물 빠져나가나
영화3사 '이심전심' 요금인상 이번에도 공정위 그물 빠져나가나
  • 제주신보
  • 승인 2019.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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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인 CJ CGV 영화관람료가 11일부터 1천원 오른다. 주중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스탠더드 좌석 기준 9천원이던 일반 2D 영화관람료가 1만원, 주말 오전 10시부터 밤 12시 사이 관람료는 1만원에서 1만1천원으로 조정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CGV에 내걸린 가격 안내문.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인 CJ CGV 영화관람료가 11일부터 1천원 오른다. 주중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스탠더드 좌석 기준 9천원이던 일반 2D 영화관람료가 1만원, 주말 오전 10시부터 밤 12시 사이 관람료는 1만원에서 1만1천원으로 조정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CGV에 내걸린 가격 안내문.

작년 요맘때 우리나라 영화시장을 장악한 대형 멀티플렉스 3사가 나란히 약속이나 한 듯 영화관람료를 1천원씩 올렸다.

업계 1위인 CJ CGV[079160]4111천원 인상을 단행하자 롯데시네마가 191천원 올렸고 메가박스는 27일부터 1천원 인상했다.

영화관 3사가 바통을 이어 넘기듯 정확하게 8일 간격으로 요금을 올려 영화 1편 값을 1만원으로 만들어놓자 서민들의 공분이 터져 나왔다.'

급기야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3사를 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고 공정위는 그 즉시 현장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공정위 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21일 공정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아직도 담합 혐의에 대한 조사는 계속되고는 있으나 사실상 담합 혐의를 입증할 단서를 찾지 못해 제보자가 나서 주길 기다리는 상황이다.

공정위는 3사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하는 등 담합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으나 이들이 가격을 함께 올리기로 ''을 맞춘 정황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3사가 함께 가격을 조정하기로 논의했다는 증거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안다""공정거래법상 처분 시효(5)가 있고 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제보자가 나올 수도 있으니 종결하지 않고 계속 조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신속한 사건처리를 위해 담합 사건은 조사 개시일로부터 13개월 내 처리한다는 내부 규칙을 운영하고 있어 다음 달이면 내부 규정상 정해놓은 데드라인은 넘기는 셈이다.

앞서 공정위는 3사의 가격 인상에 대해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 금지' 규정을 어기지는 않았다는 결론을 일찌감치 내린 바 있다.

공정위는 작년 5월 참여연대의 질의에 대한 회신에서 "3사 모두 상영관 시설 등에 대한 신규 투자와 개선 영화관 관리 인력 운영 등에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고 지출 규모도 전반적으로 상승해 왔기에 공급에 필요한 비용보다 관람료가 현저히 올라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3사가 영화관람료 인상을 위해 모종의 모의를 했다면 부당한 공동행위, 즉 담합이라 할 수 있어 공정위 조사가 이어졌다.

영화관 3사는 20163~7월에도 나란히 영화관람료를 1천원씩 올렸고 참여연대가 공정위에 담합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달라진 것은 당시 공정위는 1년 뒤인 20175'담합의 증거를 찾을 수 없다'3사에 대해 무혐의 처분과 함께 법적 구속력이 없는 '주의촉구' 처분을 했으나 이번엔 조사를 계속 이어가는 식으로 공식 결론을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2016년에도 그랬지만 작년에도 어차피 공정위가 3사의 담합 행위를 적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업계 선두주자가 가격을 먼저 인상하면 2~3위 업체들이 나란히 가격을 비슷한 수준으로 올리는 '이심전심'식 영업 행태는 이제는 영화업계뿐만 아니라 식품 등 유통업계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이런 식의 가격 인상에는 굳이 업계 관계자들이 의논해서 담합 시비를 받을 증거를 남길 필요가 없다""1등이 총대를 메고 가격을 올리고 당국의 제지를 받지 않는다면 나머지 후발 업체들은 큰 부담 없이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올리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담합의 정황이 충분하다고 보고 공정위의 적극적인 조사를 기대했으나 조사 시한이 한 달 남은 상황에서 어떤 답변도 없어 유감"이라며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멀티플렉스 3사가 같은 시기에 합당한 근거 없이 가격 인상을 반복하고 있으나 소비자들은 다른 선택권이 없어 상당한 권익 침해를 받는 만큼, 공정위가 지금이라도 합당한 처분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