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시설 농지 잠식 두고만 볼 것인가
태양광 시설 농지 잠식 두고만 볼 것인가
  • 고동수 기자
  • 승인 201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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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도 태양광이 농지를 무차별적으로 잠식하고 있다. 지난 5년간 태양광 시설이 들어선 농지만 200만㎡에 가깝다. 이는 마라도 면적의 6.5배다. 여기에 허가를 받고 착공을 기다리고 있는 경우도 상당하다. 태양광 열풍을 넘어 광풍으로 치닫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농지 잠식이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것은 걱정스러운 일이다. 농업기반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다. 주변 농지의 온도를 상승시키고 지가 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까지 더해지고 있다. 일부는 임야에 들어서면서 친환경으로 알려진 태양광이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효율적으로 줄여주는 생태계를 파괴하는 역설적인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는 정부 당국의 부채질이 컸다. 농가들로선 2016년까지만 해도 태양광에 대해 반신반의했으나 산자부가 감귤 폐원지에 시설을 하면 1mw(메가와트) 기준 연간 5100만원(면적 1만6128㎡)의 수익 모델을 제시하면서 농심에 불을 지폈다. 그 후 시설 면적이 급증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농지전용부담금도 50% 감면해주고 있다. 해당 농지는 향후 잡종지로 변경돼 추가 개발행위가 가능하다. 최근엔 에너지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현재 7%대인 재생에너지 비중을 2040년까지 30~35%로 올리기로 했다.

이럴수록 농가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남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고 따라갔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태양광은 부지의 위치와 날씨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미세먼지가 발전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있다. 초기에 감귤원 태양광에 뛰어들었다가 후회하는 이들도 상당하다고 한다. 그런 만큼 사업성을 충분히 검토해 판단해야 한다. 한번 시설물이 들어서면 20년 동안 꼼짝 못 한다.

제주도는 허가 기준을 엄격히 마련해 농지 감소를 최대한 억제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농가나 도민들이 장밋빛 환상에만 사로 잡히지 않도록 태양광의 수익 구조 등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해 공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