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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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생명의 탄생은 존엄성과 신비함을 넘는 아름다움이다. 엄마의 보살핌에서 나올 때 영혼과 합쳐지며 크고 거창한 목표보다는 하나를 더하고 이웃에 대한 사랑과 가치 있는 희생으로 본보기가 되려는 원래의 목적에 다다르는 깨우침이다. 한때 고통이나 시련은 정해진 수순이며 지우고 싶은 기억들은 완성을 향해가라는 회초리다. 죽음 이후에는 나라는 존재와 만나는데 반가운 재회인지, 피하고 싶은 가시방석인지는 지금 주머니 속에 있다. 그곳에는 가난과 부자가 없고 아이와 어른이 아닌 청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신분의 차이보다는 존경심과 우리라는 동질감으로 형성되어있다. 어디에나 빛이 보이며 모든 사물은 밝은 이미지로 감싸준다.

모임에서는 부러움의 대상으로 반가운 인사를 받으며 호탕하면서 차분한 성격은 주변의 근심거리를 시원하게 풀어내는 재주가 있고 침울한 분위기를 금세 밝음으로 이끌어낸다. 미모 또한 빼어나 멀리서도 존재감을 발휘하며 감수성까지 더해 감탄사와 흠모의 대상이 되는 여성이 있다. 착한 웃음 뒤에 숨겨진 외로움이 있어 사연이 궁금했지만 짧은 만남이라 선뜻 대화가 어려웠는데 마침 계기가 생겨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조상 대대로 일궈낸 살림은 아버지 대에 이르러 쇠락해 유학까지 다녀오신 분의 세상 불만은 결국 혼자 외톨이가 되어 가정조차 외면하고 울분은 화가 되어 젊어 유언조차 못 남기는 쓸쓸한 최후를 남겼다. 무남독녀 곱게만 자라던 어머니의 고생을 지켜보면서 일찍 철이 들어 정체성의 혼란까지 겪는 사춘기를 보냈단다. 모질고 힘든 시기는 어둠처럼 깊었으며 친지들에게 받은 몸과 마음의 상처는 견딜 수 없는 모멸감으로 자살을 시도한 적도 몇 차례 있었다는 충격적인 고백이었다. 그런데 그런 선택을 하면 어김없이 저승사자가 나타나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제자리로 돌아가라는 손짓을 한단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나서 자신의 위치를 되돌아볼 수 있었다며 기운을 추스른단다. 그리고 실패가 있었기에 조심스럽지만 새로운 인연이 설렘을 주는데 좋으면서도 괜한 불안감에 주저한단다.

도움을 줄 수 있기에 둘의 전생과 미래를 들여다보니 결론은 굴곡 많던 사연은 지금을 만나기 위함이다. 조금은 늦은 출발선에 축하와 응원을 보내고 싶다. 원하는 모든 것은 기도에서 멀어질 때 소리 없이 다가서며 가지려는 욕심에서 지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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