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정(道政)의 존재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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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매슬로우(Maslow)는 1943년 발표한 ‘인간 동기의 이론’에서 인간의 기본 욕구를 5단계로 구분했다.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애정과 소속의 욕구, 존중 욕구, 자아실현 욕구의 단계를 거친다.

그는 이 5단계 욕구 중 가장 밑에 있는 욕구부터 충족돼야만 상위 계층의 욕구가 나타난다고 했다. 이에 대한 비판도 없지 않지만 이 이론은 지금까지 수십 년간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여기서 가장 기초적인 생리적 욕구는 의식주(衣食住), 또는 ‘식욕·성욕·수면욕’ 등 인간의 3대 기본 욕구를 말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부(富)가 전제돼야 한다.

재벌이나 소위 상위 몇 %에 해당하는 막대한 부가 아니라 기본적 욕구를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재력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예로부터 ‘부를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 즉 ‘호리지성(好利之性)’이라고 했다.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의 명재상으로 ‘관포지교(管鮑之交)’의 주인공이기도 한 관자(관중)는 “백성들은 이로우면 모여들고 해로우면 떠난다(민이지즉래 해지즉거: 民利之則來 害之則去), 백성이 이익을 좇는 것은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과 같다(민지종리야 여수지주하: 民之從利也 如水之走下)”고 했다. 그는 또 “창고가 가득 차야 예절을 알고, 입고 먹는 것이 넉넉해야 명예와 치욕을 안다”며 부민부국(富民富國)을 통치 이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마천도 ‘사기’ ‘화식열전’에서 “부는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에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열심히 추구하기 마련”이라고 했다. 그는 나아가 “최고의 통치자는 백성의 마음을 따라 이끌고, 두 번째는 백성을 이롭게 하며, 세 번째는 도덕으로 가르치고, 네 번째는 형벌로 질서를 잡으며, 최악의 통치자는 백성의 이익과 다투는 자”라고도 했다.

▲이처럼 2700~2800년 전부터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백성들의 부’는 통치에 있어 핵심 가치였다. 특히 자본주의 국가에서 사유재산은 더욱 보호받아야 하고, 함부로 침해해서는 안 된다. 공공의 목적을 위해서 사유재산권을 제한한다면 이에 상응하는 보상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제주지역 국립공원 확대도 이를 간과해선 안 된다.

백성들의 이익을 놓고 다투는 정부나 도정(道政)은 존재의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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