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제주 “교육용이어서 수거도 안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교육청이 학교에 교육용이라는 명목으로 ‘보여주기식 클린하우스’를 설치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은 2017년부터 학교당 2000만원을 투입, ‘친환경 녹색생활 실천학습장(분리배출 클린하우스)’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신규 17개 학교를 포함하면 분리배출 클린하우스가 설치되는 곳은 총 34곳(초등 14·중등 11·고등 9)이다.
이 사업은 학생들이 실제 클린하우스에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며 올바른 분리 배출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한다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런데 일선 학교에서는 쓰레기 분리 수거에 대한 실효성을 고민하지 못한 전형적인 예산 낭비의 정책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와 제주교육환경센터는 25일 논평을 내고 “분리 배출 체험을 위해 2000만원 상당의 클린하우스를 학교에 설치하는 것이 타당한 지 의문”이라며 “더구나 학교 내 클린하우스는 관계기관에서 수거하지 않는 교육용으로, 학교에서 학생들이 배출한 쓰레기를 다시 꺼내 자체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학생들이 분리 배출해 버린 쓰레기가 제대로 재활용되지 않고 다시 추후 작업을 통해 선별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은 보여주기식 정책일 뿐”이라며 “차라리 교실에서부터 분리 배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구 형태로 관련 장비를 보급한다면 더 적은 예산으로 더 많은 학교에서 친환경 녹색생활 실천 교육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학교별로 자체적으로 용역 계약을 체결하거나 읍면동과 협의해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면서 “제주도와 협의를 통해 사업 지속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