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에게 취약한 종합병원 심야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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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내 종합병원들이 심야 시간대 외부인을 ‘무사통과’시키는 것은 문제다. 최근 서귀포의료원에서 만취한 40대 남성이 병실에 침입해 흉기를 휘두르며 환자와 간호사를 위협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병실에는 환자 5명과 간호사 2명이 있었다. 21명의 사상자를 낸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이 있었던 후라 많은 도민은 철렁하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나마 인명 피해가 없었던 것이 천만다행이다. 하지만 환자와 의료진들이 받은 충격과 불안감은 지금도 가시지 않고 있다. 당시의 사건을 돌이켜보면, 안정과 정숙이 요구되는 병실이 외부의 위협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그대로 보여줬다고 하겠다. 이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남성이 술에 잔뜩 취한 상태로 병원을 찾은 때는 오전 2시 20분 전후였다. 하지만 이 ‘심야의 불청객’은 어떤 제지도 받지 않은 탓에 쉽게 병실로 들어가 난동을 피웠다.

의료원 현관엔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자동개폐기가 있으나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다. 한마디로 누구든지 제집 드나들 듯이 병실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구조였다.

이는 서귀포의료원만을 탓할 문제가 아니다. 본지가 제주 시내 주요 병원을 대상으로 외부인 출입 통제 여부를 확인한 결과 한결같이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었다. 면회객의 출입이 금지된 오후 8시 이후에도 마냥 자유로웠다. 보안요원이 있다고는 하나 출입자의 신원을 확인하지 않았다. 게다가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병문안으로 인한 감염병 전파를 예방하기 위해 복지부가 마련한 병문안 허용 제한 지침도 ‘권고안’이라 무시당하고 있다.

최근 응급실 내 의료인 폭행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와 함께 외부로부터의 범죄 행위를 예방할 수 있는 심야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병원마다 출입통제 시스템 구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귀찮다고 등한시했던 작은 것이 큰 화를 부르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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