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댈 곳 없는 제주항, 해상관문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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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의 만성적 선석(계류장)난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바꿔 말해 용량 한계에 직면한 제주공항 못지않게 더 이상 배를 댈 곳이 없다는 얘기다. 지금은 그 정도가 지나쳐 지역 내 산업 활동과 도민의 일상까지 심각한 장애를 주고 있는 상황이다. 실로 제주국제자유도시의 해상 관문이라고 말하기가 부끄러울 정도다.

보도에 따르면 제주항은 25개 선석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곳을 이용하는 대형 선박은 모두 41척에 달한다. 화물선 14척과 여객선 9척, 관공선 18척 등이 정기적으로 이용한다. 문제는 1개 선석에 여러 척이 번갈아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여객선의 경우 선석 1곳에 5척의 배가 번갈아 사용하기도 한다. 하역 작업 후 탑동 해상에서 정박했다가 다시 승객·화물을 싣기 위해 입·출항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여기에 관공선과 해경 경비함까지 포함하면 항만 사정은 더 복잡해진다. 제주항의 포화상태로 2017년 창설한 남해어업관리단의 1000t급 어업지도선 10척 중 4척이 서귀포항으로 정박지를 옮겨 더부살이하는 신세다. 제주해경 경비함 12척도 비좁은 공간에서 3척씩 나란히 겹치기 정박을 하고 있다. 나랏일에 충실하기에 앞서 여러 제약으로 속앓이가 심한 상황이다.

물론 제주항이 선석난을 겪는 데는 선박 대형화와 항만 물동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여러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선석난 문제는 제주항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틀림없다. 게다가 바닷길 포화는 해상교통 안전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제주도는 올해 초 뱃길 관광 활성화를 통해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역시 항만 인프라 확충이 선행돼야 가능한 일이다. 그를 위해선 2022년을 목표로 한 제주 외항 2단계 사업이나 한국해양수산개발연구원이 사업 타당성이 있다고 분석한 제주신항 건설 등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제주신항은 대통령의 공약사업이기도 하다.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만큼 도민 합의를 이끌어내고 정부의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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