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역 신규 면세점 특허 개설에 대한 단상(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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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왕근, 제주관광대 교수·제주관광학회장/논설위원

JTO 외국인 전용 면세점이 전년 기준 28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이는 제주시내 신라, 롯데 면세점 매출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이며, 특히 올해 들어 40억 원의 적자가 발생하여 제주관광공사 직원들의 수당을 삭감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다.

사드 사태로 중국인 단체 관광의 제주 방문 발길이 끊긴 지 2년째이지만 좀처럼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의 빈자리를 내국인 관광객들이 채우며 회생의 기회를 갖는다고 하지만 대형 버스로 관광객을 맞이하는 호텔과 대형 음식점, 기념품점은 아직도 중국인 단체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한 채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신라와 롯데 대기업 2개 면세점은 ‘따이공’으로 불리는 중국인 보따리상을 적극 유치하여 2018년 기준 각각 8679억 원과 7541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전년 대비 +36%, +58%의 신장률을 보였다고 한다. 이에 따라 면세점 신규특허를 발급하는 기획재정부 산하 ‘보세 판매장 제도 운영 위원회’는 개정된 관세법에 따라 제주 지역 내 면세점 신규 특허 가능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고 제주 지역에 신규 면세점 개설을 검토 중이다. 지역에 신규 면세점을 개설하기 위한 요건은 지역의 면세점 매출액이 2000억 원 이상 증가하거나, 지자체의 외국인 방문객이 전년 대비 20만 명이 증가한 경우 보세 판매장 제도 운영 위원회는 해당 지자체에 대기업을 대상으로 신규 면세점 특허를 발급할 수 있게 된다.

2018년 기준 제주 지역을 방문한 해외 방문객은 122만 명으로 전년 수준에 그쳐 신규 특허 발급 요건에는 미달했지만 제주는 면세점 매출액의 증가로 신규 면세점 특허 발급이 가능한 지역에 해당된다. 중국인 방문객의 발길이 끊겨 제주 관광이 어려워지는 동안 대기업 면세점 2개소는 대대적인 마케팅, 때로는 제 살 깎아먹기 식 할인 제공을 통해 매출을 신장시켜 온 결과이다.

최근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을 통해 기존 대기업 면세점의 운영 행태를 꼬집어 제주 시내 면세점 시장에 대기업 진출 반대의사를 표명 한 바 있다. 더불어 대기업의 시장 잠식으로 도민 공기업인 제주관광공사가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제주 시장에 신규 면세점 특허를 주는 것은 제주 쇼핑 관광시장의 어려움을 배가시키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면세점 특허 백지화 또는 대기업을 제외한 제주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신규 특허 조건부 발급으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시기적으로 타당하다고 본다.

만약 신규 특허가 대기업을 제외한 제주 지역 신규 사업자에게 돌아간다면 그 입지는 바로 산남 지방인 ‘서귀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서귀포는 관광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지만 면세점을 비롯한 쇼핑 인프라는 매우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관광산업이 지역관광, 쇼핑, 먹거리와 조화롭게 이뤄져야 성장할 수 있다 점 그리고 강정항 개항으로 본격적인 크루즈 시대를 앞둔 점을 감안한다면 거시적인 관점에서 JTO면세점과 함께 서귀포시에 면세점 2개소를 확보하는 것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서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금번 신규 특허가 제주 지역에 이뤄지지 않더라도 기존 대기업 2개소는 성찰과 반성의 기회로 삼아 과도한 마케팅 비용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행태에서 벗어나야 하며, 제주 지역 소상공인들과의 상생, 따이공을 비롯한 해외관광객들의 낙수효과를 지역 상권과 연계하는 실천적 행동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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