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역 육군대장의 전역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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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1일 한 중앙 언론에 공개된 박찬주 예비역 육군대장의 전역 편지에 눈길이 갔다.

지난 26일 항소심에서 뇌물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은 그가 군(軍) 선후배들에게 이메일로 ‘전역사(轉役辭)’를 보낸 것이다.

▲박 대장은 전역사를 통해 ‘군의 철저한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고 ‘정치가들이 평화를 외칠 때, 오히려 전쟁의 그림자가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왔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정치지도자들에게 다양한 군사적 옵션 제공’, ‘군대의 매력 증진’도 당부했다.

그의 네 가지 당부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두 번째다.

박 대장은 “‘정치가들이 평화를 외칠 때 오히려 전쟁의 그림자가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왔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며 “평화를 만드는 것은 정치의 몫이지만 평화를 지키는 것은 군대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록 정치지도자들이 상대편의 선의를 믿더라도 군사지도자들은 선의나 설마를 믿지 말고 우리 스스로의 능력과 태세를 믿을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며 “힘이 뒷받침 되지 않은 평화는 진짜 평화가 아니며 전쟁을 각오하면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전역사를 읽고 나서 우리 군에 대한 믿음을 다시 한 번 가져볼 생각이다.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얼마 전 ‘서해 교전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등을 서해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남북 간의 충돌’이라며 정권에 코드 맞추는 듯한 발언을 했을 때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중국 7대 병법서 중 하나인 ‘사마법(司馬法)’은 “나라가 크더라도 전쟁을 좋아하면 반드시 망하고, 천하가 태평하더라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기를 맞는다(國雖大 好戰必亡, 天下雖安 忘戰必危: 국수대 호전필망, 천하수안 망전필위)”라고 쓰고 있다.

고구려와 수나라의 역사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중국을 통일한 수나라는 막대한 군사력으로 고구려를 수차례 침략했지만 대패하고 결국 멸망했다. 반면 고구려는 수나라의 침략에 대비, 군사를 훈련시키고 군량미를 비축하는 등 철저한 준비로 나라를 지켜냈다.

▲평화는 일방(一方)의 선언이나 희망에 의해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정권에 따라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는 강군(强軍)이 있을 때만 평화는 유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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