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천 악취에도 행정당국은 팔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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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봄이면 진동…제주시, 원인조사 뒷전·부서간 떠넘기기 급급
하천 지하수 유입 차단·하수 유출 등 추정

간조로 바닷물이 빠져나가면서 바닥이 드러난 산지천 모습. 제주신보 자료사진
간조로 바닷물이 빠져나가면서 바닥이 드러난 산지천 모습. 제주신보 자료사진

제주시 산지천에서 지독한 악취가 풍기며 지역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지만 산지천을 관리하는 제주시는 원인 조사에도 나서지 않은 채 관련 부서끼리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산지천 주변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산지천 일대에 심한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주민 강모씨(36)는 “산지천의 수위가 높거나 유속이 빠를 때는 그다지 냄새가 심하지 않지만 물이 부족해 수위가 내려가고 하천의 흐름이 느려지면 어김없이 악취가 풍기고 있다”며 “악취가 심할 때는 산지천에 가까이 가는 것도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박모씨(77)도 “해마다 봄에서 초여름 사이만 되면 반복적으로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며 “수차례 관련 민원을 넣어 봤지만 제주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지천에서 악취가 발생하는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산지천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복류수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했기 때문에 하천의 흐름이 약해지고 유기물 등이 축적되면서 발생하는 ‘부영양화’ 현상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또 산지천과 연결된 제주시 동문시장에서 유출된 하수가 산지천으로 유입되면서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산지천 악취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산지천을 관리하는 제주시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우리 부서는 산지천 시설물에 대해 관리할 뿐 하천의 악취 등에 대해서는 상하수도과가 담당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제주시 상하수도과는 “산지천은 하천이기 때문에 우리관할이 아니다”며 “악취 등 환경문제는 환경지도과의 업무”라고 말했다.

환경지도과 역시 “산지천의 악취는 구조적인 문제로 발생한 것인 만큼 안전총괄과가 담당한다”고 주장하는 등 관련 부서마다 원인조사보다는 다른 부서로 책임 떠넘기는데 급급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지역주민들은 “산지천 악취 문제를 관리할 부서를 지정하기 위해서라도 원인조사가 우선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하루라도 빨리 원인을 조사하고 악취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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