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예나르, 11~26일까지 법고창신 展
그릇의 크기와 모양은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음식문화가 발달할수록 다양한 그릇이 개발되고 시대와 지역에 따라 고유한 생활문화가 정착됐다고 할 수 있다. 우리 그릇은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지녔다는 관념에 앞서 우리의 생활문화와 전통에 적합하게 진화해 온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특히 많은 그릇들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기능을 가진 그릇은 차나 술 같은 음료를 담는 음기(飮器)라고 할 수 있다. 액체는 미세한 틈만 있어도 바로 새버리기 때문에 보다 치밀하고 견고한 도자기로 만들어야 된다. 이는 시대가 지나더라도 변하지 않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옛 정신을 그대로 녹여내 고집스럽게 흙과 불로 음기를 만들어내는 14명의 도예작가들의 전시가 마련된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소재 스페이스예나르가 11일부터 26일까지 법고창신(法古創新) 전시회를 마련한다. 2009년 시작된 이 전시회는 새로운 시대의 도자기를 위한 방법론으로 전통을 바탕으로 참신한 조형을 모색해오고 있다.
가장 익숙하고 평범한 형태와 문양속 비범하고 정교한 문화적 의식구조가 도예작품에 녹아내렸다.
14명의 작가들은 현대의 음료용기로 전통도자의 조형을 탐구하고 각자의 언어로 재창조했다. 삶과 질곡을 같이 해 온 청자와 분청사기, 백자 같은 도자기 찻그릇과 술그릇 속에서 미처 인식하지 못한 문화를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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