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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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동전(銅錢)은 원래 구리로 만든 돈을 말한다. 허나 요즈엔 동그랗게 생긴 모든 돈을 통틀어 칭한다. 기원전 7세기경 소아시아의 고대국가인 리디아가 인류 처음으로 동전을 사용했다고 한다. 당시 리디아는 금과 은을 섞은 일렉트럼(electrum)이란 주화를 주조했다.

우리나라 최초는 고려 성종 때 탄생한 건원중보(乾元重寶)다. 중국 당나라의 건원중보를 모방해 앞면에 ‘乾元重寶’라는 화폐명을 새기고, 뒷면에 ‘東國’이라는 글자를 표기했다. 이후 ‘동국’자를 앞면으로 한 ‘동국중보(東國重寶)’가 유통됐다.

▲동전은 지폐의 보조화폐로서 경제 순환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 경제생활의 필수적 요소다. 그 가치 또한 소중하다. 춥고 배고팠던 1960~1970년대는 더욱 그러했다. 그러니 5060세대에겐 동전에 대한 추억이 애틋할 수밖에 없다.

10원짜리 동전 몇 개만 있으면 맘껏 군것질을 할 수 있어서다. 아이스케이크(께끼) 가격이 5~10원이었고, 건빵 한 봉지는 10원이었다. 10원으로 눈깔사탕 10개를 사 먹기도 했다. 수중에 10원짜리 하나만 있었도 배가 불렀던 행복한 시절이었다.

▲우리나라 동전은 6종이 있다. 1원화는 100% 알루미늄, 5원화는 황동(구리 65%, 아연 35%)으로 구성됐다. 10원화는 구리 씌움 알루미늄(구리 48%, 알루미늄 52%), 50원화는 양백(구리 70%, 아연 18%, 니켈 12%), 100원화 및 500원화는 백동(구리 75%, 니켈 25%)으로 만들어진다.

동전의 성분은 구리, 알루미늄, 니켈, 아연 등 고가의 금속소재다. 그러다 보니 제조비용이 화폐가치액을 뛰어넘는다. 예컨대 10원짜리 동전 하나에 30~40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꼴이다. 그야말로 ‘동전의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2017년에 동전 122억원어치를 만드는 데 세금 521억원이 투입됐다. 한데 지난해 동전 발행량은 173억원, 제조비용은 241억원으로 그 격차가 대폭 줄었다. 한국은행이 ‘범국민 동전 교환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한 덕분이다. 물론 ‘동전 없는 사회’를 추진한 결과가 크기는 하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제주를 비롯 전국적으로 ‘동전 교환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기간은 오는 31일까지다. 2018년 말 현재 국민 1인당 동전 보유량은 441개로 추정된다. 이제라도 저금통이나 서랍 등에 잠자고 있는 동전을 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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