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정, 시민 악취불편 안중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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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제주시정을 책임진 고희범 시장의 취임 일성은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갈등 최소화에 노력하는 ‘소통행정’이다. 그러면서 제주시를 삶이 쾌적하고 풍요로운 역사·문화·생태도시로 가꾸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산지천 악취 민원을 대하는 제주시 부서들의 행태는 실로 무책임의 전형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산지천에서 심한 악취가 풍겨 지역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심할 때는 이곳을 탐방하던 관광객조차 악취를 견디지 못해 발길을 돌릴 정도다. 그러나 이 같은 민원 제기에도 제주시는 원인 조사는 고사하고 여러 부서가 돌아가며 ‘우리 일이 아니다’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한다.

제주시 안전총괄과는 “산지천 시설물을 관리할 뿐 하천의 악취 문제는 상하수도과 담당”이라고 했다. 그러자 상하수도과는 “악취 등 환경문제는 환경지도과의 업무”라고 반박했다. 환경지도과 역시 “산지천의 악취는 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안전총괄과가 담당한다”고 주장했다. 부서마다 서로 업무를 미루는데 급급해 단 한 곳에서도 성의 있는 답변이 없다. 참으로 한심하고 어이없는 작태가 아닐 수 없다.

상황이 이러니 특별자치도가 된 후 풀뿌리 행정서비스는 외려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종전 자치시·군이 없어진 후 ‘부서 떠넘기기’ 행태를 꼬집는 민원이 줄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골치 아픈 민원은 맡지 않겠다는 처사다. 정당성을 지닌 민원이라면 이를 처리할 책무가 공무원에게 있다. 곤혹스런 사안이라도 여러 부서가 머리를 맞대면 풀지 못할 일이 없잖은가.

주민들은 매년 봄에서 초여름 사이면 산지천에서 악취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지하수맥 차단 또는 동문시장 하수 유입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행정의 최상위 가치는 주민의 안녕과 행복에 있다. 앞의 행태는 이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다. 실패엔 관대해도 무책임은 용서하지 말라고 한다. 고희범 시장이 나서 악취의 원인을 규명하고 이 문제를 바로잡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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