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제주권 모항 크루즈 관광도시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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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필수, 제주관광공사 해외마케팅처장·관광학박사/논설위원

제주관광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고 싶은가? 제주관광에 관한 다양한 이슈를 주제로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미래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관한 논의는 부족한 것 같다. 그만큼 미래 예측은 어렵거니와 예측이 맞을 확률이 낮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퍼스널 컴퓨터의 아버지라 불리는 앨런 케이(Alan Curtis Kay)는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미래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먼저 미래를 스케치하고, 사람들이 참여하여 의사결정이 축적되고, 지금 이 순간부터 미래까지 사람들의 선택과 행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2023년까지 해양레저관광객 1000만명 달성을 목표로 ‘해양레저관광활성화 추진계획’을 통해 모든 국민이 향유할 수 있는 해양레저관광을 집중 육성키로 했다. 특히 크루즈관광을 육성하기 위해 부족한 국내 크루즈수요를 내년까지 20만명으로 확대하고 국내 모항 취항기반을 마련한다. 또한 범정부 포트 세일즈를 강화하고 항로를 다변화하고 관련 인프라를 확충해나간다. 이를 통해 2023년까지 신규 일자리 3000개를 창출한다.

인천시는 크루즈 터미널을 4월 26일 개장하고 인천항을 모항으로 환서해권 크루즈관광을 육성하여 동북아 크루즈시장의 핵심 항만으로 키워 나가고 있다. 부산시는 부산항을 준모항 및 모항으로 육성하기 위해 환동해권 크루즈 운항을 추진하고 있다. 대만의 기륭항은 1996년 크루즈가 첫 기항한 이래 크루즈관광 육성정책을 꾸준히 시행한 결과 20년 후인 2016년 모항이 됐다. 기륭항은 3개의 선사와 6척의 크루즈가 모항으로 운항하고 있으며, 올해 대만 크루즈여행객은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주는 4척의 크루즈가 접안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인 서귀포강정항도 올해 3월 월드와이드 크루즈 퀸 메리2호의 입항으로 운영 중에 있다. 강정주민들은 크루즈입항으로 지난 10여 년간의 갈등을 치유하고 공동체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으나, 현재 개점휴업 상태나 마찬가지라며 크루즈산업 육성정책을 촉구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뛰어난 관광자원이 있는 제주는 여행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상품개발이 가능하다. 즉, 훌륭한 인프라, 지역주민의 참여, 관광 상품의 경쟁력이 있는 제주는 크루즈관광 모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은 충분히 있다.

지난달 인천항을 모항으로 첫 출항한 코스타세레나호에 승선해 환서해권 크루즈를 체험했다. 선상에서 제주크루즈산업협회는 ‘제주크루즈산업 활성화를 위한 동북아크루즈워크숍’을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모항이 되기 위해서는 국내수요 확대가 필요하다고 공감했다. 대경대학교 김종남 교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건전한 크루즈여행의 수요를 창출하여 육성시키기 위해서는 테마크루즈상품 개발과 홍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제주관광 방문객 대부분은 항공기로 찾아오고 육상관광을 즐기고 있다. 미래에는 크루즈로 제주를 방문하고, 크루즈로 제주를 출발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탐라국이 해상왕국으로 번영을 누렸듯이 제주의 미래도 해상으로 다시 한 번 번영의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제주의 새로운 트렌드로 크루즈관광이 성장하는 스케치를 한 후, 많은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실행된다면 환제주권 모항 크루즈 관광도시로 도약하지 않을까라는 바람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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