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항공대 용역진이 제주국제공항 활용 극대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실시한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의 보고서는 관련 절차에 따라 폐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용역진은 2015년 3월에 받은 ADPi 보고서를 그해 11월 폐기한 이유는 과업지시서 보안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지난 10일 밝혔다.
보안규정은 ‘과업 수행 중 생산된 자료는 보안관리 책임자 아래 분쇄해 파기하거나 완전 소각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과업지시서에서 납품 의무가 있는 성과물은 착수·중간·최종 보고서이며, ㈜유신-ADPi회사의 계약에 따라 제출된 하도급 보고서는 납품 의무가 없어서 폐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용역진은 “제주지역 사회에서 지속적인 공개 요구와 발주처인 국토부의 재공개 요청에 따라 보안규정에도 불구, ADPi회사를 통해 보고서를 제출받았다”며 “ADPi 보고서 전문과 함께 사전 타당성 용역 최종보고서에 ADPi의 방안을 검토한 내용을 설명한 만큼, 더 이상 오해와 억측이 해소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관련,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와 범도민행동은 지난 5월 1일 열린 제2공항 사전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위원장 강영진) 2차 회의에서 1억2700만원을 들인 ADPi 보고서의 폐기 및 은폐 의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ADPi 원문 보고서가 전격 공개된 가운데 오는 15일 개최될 검토위원회 3차 회의와 이날 오후에 검토위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토론회에는 찬성 및 반대 측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앞서 국토부는 제주지역 미래의 항공수요를 처리하기 위해 1년간 진행한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용역 최종 보고서’를 2015년 11월 공개했다.
최종 보고서에서 현 제주공항을 바다 방향으로 2배 이상 확장할 경우 연간 4500만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9조3800억원에 달하는 과도한 사업비와 평균 50m에 이르는 대규모 해상 매립에 따른 환경 훼손, 접근도로 혼잡, 소음 민원 등으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해당 용역은 한국항공대와 국토연구원, ㈜유신 컨소시엄이 수행했다.
㈜유신은 우리나라의 공항공사에 해당하는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의 자회사인 ADPi에 제주공항 활용 방안에 대한 하도급 용역계약을 맺었고, 2015년 3월 보고서를 받은 후 보안규정에 따라 폐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