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골프영웅 만든 위대한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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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훈 父 강희남씨
강성훈(왼쪽)과 그의 아버지 강희남씨. 사진=강희남씨 제공
강성훈(왼쪽)과 그의 아버지 강희남씨. 사진=강희남씨 제공

강성훈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 8년 만에 감격스런 생애 첫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의 노력과 희생 덕분에 가능했다.

강성훈은 서귀포초 3학년 시절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싱글 골퍼였던 아버지를 따라 연습장에 갔던 게 그의 골프 인생의 첫 시작이었다.

강성훈은 처음 골프를 쳤을 때부터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감각적인 퍼팅과 뛰어난 바람 계산 능력 등으로 아버지는 물론 아버지의 친구들까지 혀를 내두르게 했다. 또한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깨달을 정도로 습득력이 빨랐다.

처음 골프를 친 후 다음에 또 치러 가고 싶다는 아들의 말에 아버지 강희남씨는 그를 골프선수로 키워야겠다는 마음을 굳혔다.

강성훈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오후부터 아버지에게 골프 교육을 받았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주니어용품이 딱히 없어 여성용 신발을 신고, 여성용 장갑을 낀 채 훈련에 임했다.

남다른 재능 덕분인지 강성훈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5학년까지 출전한 각종 전국대회에서 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6학년 이후부터는 대회에 나갔다 하면 우승 트로피를 가져올 만큼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주변에서 그동안 많이 우승했는데, 다른 후배들을 위해서 대회 참가를 하지 않아 줄 수 없느냐는 권유를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아버지 강희남씨는 아들에게 더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골프 레슨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강성훈이 남주중 2학년 때 그를 데리고 미국으로 향했다.

시작부터 순탄하지는 않았다. 현지 사람들과 말도 통하지 않았고, 아는 이도 전혀 없었다. 그러나 강희남씨는 아들이 낯선 타국에서 조금이라도 많은 것을 얻어갔으면 하는 바람에 성심성의껏 뒷바라지를 했다.

미국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기 위해 20시간 이상 운전대를 잡는 것은 기본이었다.

아버지의 희생에 강성훈도 노력했다. 사춘기 때였지만, 골프 레슨과 훈련에만 매진한 통에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고, 남들 다 하는 연애 한 번 해보지 못했다.

그렇게 강성훈은 1년에 5개월씩 약 5년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면서 우상인 타이거 우즈를 꿈꾸며 한 발 한 발 나아갔다.

이후 강성훈은 국가대표로 출전한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했다. 아마추어 시절 제주 롯데스카이힐 컨트리클럽에서 열렸던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롯데스카이힐CC 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2007년 프로로 전향한 강성훈은 2년 뒤 제주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 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해외 투어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밝혔다.

아버지 강희남씨는 그의 캐디를 맡아 아들의 든든한 응원군이자 지원자가 돼주기도 했다.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을 2010KPGA 코리안 투어 유진투자증권오픈에서 따낸 그는 2011년 다시 미국으로 향했다.

아버지 덕에 미리 조기 골프 유학을 다녀와서인지 다른 선수들보다 미국에서의 생활에 적응하기 쉬웠던 그였다.

아마추어 때부터 미국 진출의 꿈을 키워온 그는 201110PGA 투어 대회에서 3위에 오르며 첫 우승의 꿈을 부풀렸다.

하지만 2012PGA 투어 30개 대회에 나가 22번 컷 탈락하며 투어 카드를 잃었고,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부 투어로 밀려났다.

그러나 2013년 코리안 투어 대회인 CJ 최경주 인비테이셔널과 한국오픈에서 우승, 국내 상금왕에 오르며 2016PGA 투어에 재입성했다.

2017년 셸 휴스턴오픈에서 준우승한 강성훈은 그 해 10CIMB 클래식과 지난해 7월 퀴큰 론스 내셔널에서 각각 3위에 올랐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2년 뒤인 2019513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7타를 기록, 최종합계 23언더파 261타로 PGA 투어 159번째 대회 만에 마침내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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