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을 흐르는 신비의 바닷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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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국,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센터장/논설위원

제주에는 많은 자원이 존재한다. 그 양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겠으나, 다양성의 관점에서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천연자원이 있는 것이다. 섬이라는 본질에서 보듯이 사면이 바다와 접하고 있어, 희귀한 수산생물을 비롯한 풍부한 어족자원도 흔히 볼 수 있다. 한라산에도, 368개의 오름에도 온갖 식생들이 구석구석 터를 잡고 있다.

제주에 살면서, ‘이곳이 낙원이구나’라고 느낄 때가 많다. 특히 요즘이 그런 계절이다. 들로 산으로 다니다 보면 가장 흔하게 접하는 것이 고사리다. 중산간 도로 한 편을 자리잡고 있는 차량의 무리를 보면, 지천에 고사리가 널려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뿐인가. 올레를 걷다 보면 사방에 눈에 띄는 것이 두릅이며, 꿩마농(달래)이다. 고유의 독특한 향을 품고 올레꾼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들고 간 배낭을 얼추 채우면 저녁거리는 거뜬히 해결된다. 제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행복이고 어쩌면 감동인 것이다. 제주는 신비롭고 경이로운 천연자원이 우리의 생활과 늘 함께 하고 있다.

제주의 자원을 좀 더 들여다보자. 무엇보다도 제주에는 청정한 수자원이 있다. ‘삼다수’로 통칭되는 천혜의 지하수가 바로 그것이다. 각종 세미나나 회의장에서도 테이블 한 자락을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보면 가치의 인정을 넘어 명성을 얻고 있음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 역시 보배로운 제주 자원이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

제주에는 또 다른 수자원이 있다. 이름하여 ‘용암해수’라 불리우는 수자원이 그것이다. 삼다수와 달리 말그대로 해수(海水)다. 그렇다면 바닷물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용암해수는 바닷물이 제주의 특이 지질구조를 틈타, 지하 암반층에 스며든 해수인 것이다. 이 해수의 특성은 현무암층을 스며들면서 불순물과 위해(危害)물질이 걸러졌으며, 희귀 미네랄 성분을 머금고 있어, 기능성의 측면에서도 우수하다. 더욱이 이 해수는 취수한 만큼 다시 암반층으로 해수가 스며들게 되어 고갈의 가능성이 거의 없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제주테크노파크에서는 2008년부터 용암해수를 연구·개발하기 시작하여 구좌읍 한동리 소재에 용암해수산업화지원센터를 구축하고 본격 양산체제에 대비하고 있다. 본 센터는 국·도비의 예산을 투입하여 올해까지 취수장비와 탈염장비, 음료생산장비에 이르기까지 제주의 식품, 음료, 화장품을 비롯한 제주의 기업에 고부가가치 제품화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게 된다. 나아가 올해에는 용암해수의 부산물인 미네랄과 소금을 활용한 건강기능식품생산을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의 승인을 준비 중에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제품화와 기업 매출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원에 대한 보존은 이 시대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한 사명일 것이다. 보전과 개발의 양날의 칼끝에 서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하는가. 어려운 문제이다. 앞서 말했듯이 제주의 자원은 청정하고 우수하며, 보배롭기까지 하다. 보전에서 가치를 찾을 것인가, 개발에서 가치를 찾을 것인가. 둘 다를 쫓아야 하는 것인가를 가늠할 필요가 있다. 분명 절대 가치를 추구해야 할 자원이 있는 것이고, 가치중립적 자원도 있을 것이다. 어떤 영역의 자원인지 구분부터가 시급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꿰어야 할 보석과 보기만 할 보석이 있을 터이다. 땅속을 흐르는 신비의 바닷물은 어떤 보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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