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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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선생의 한자는 ‘먼저 선(先)’에 ‘날 생(生)’으로 이뤄졌다. 이를 그대로 풀이하면 ‘먼저 난 사람’이다. 중국 유교의 경전인 논어(論語)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원래는 연장자(年長者)를 일컫다가 맹자(孟子) 시대에 ‘존경받는 어른’의 뜻이 더해졌다.

그러다 ‘관자(管子)’에 와서 스승 또는 교사(敎師)의 의미로 사용됐다고 한다. 관자는 중국 춘추시대 제(齊)나라의 사상가이자 정치가인의 ‘관중(管仲)’의 업적을 기록한 책이다. 이후 선생은 상대방이나 제3차를 높이는 존칭 대명사로 그 용도가 넓어졌다.

그래서일까. 사전적 정의도 다양하다.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 학예가 뛰어난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 성(姓)이나 직함 따위에 붙여 남을 높여 이르는 말, 어떤 일에 경험이 많거나 잘 아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자기보다 나이가 적은 남자 어른을 높여 이르는 말 등이 그 예다.

▲선생은 우리 전통문화에서 ‘최고의 존칭어’였다. 아무한테 선생이란 호칭을 쓰지 않았다. 퇴계(退溪), 율곡(栗谷), 다산(茶山), 백범(白凡) 등만 봐도 그러하다. 학식과 덕망 등을 갖춰 한 시대의 사표가 된 큰 인물에게만 붙여진 게다. 존경의 의미다.

선생에 접미사 ‘님’을 붙인 선생님은 ‘선생을 높여 이르는 말’이다. 대개 학생들이 자기를 가르치는 교사를 부를 때 사용된다. 비록 지금은 많이 퇴색했어도 자신을 바른 길로 인도(引導)하는 스승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담긴 표현이다.

▲쌤은 선생님을 줄여 부르는 말이다. 2000년대 인터넷 은어에서 시작돼 요즘은 학교 현장에서 널리 통용된다고 한다. 학생들이 선생님을 친근하게 부를 때나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다른 선생을 부를 때 주로 쓰인다. 국어쌤, 수학쌤, 영어쌤 등 ‘○○쌤’ 식이다.

학생들에겐 쌤 호칭이 이미 대세인 듯하다. 15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한 교육기업이 고교생 5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 가량이(66.2)%이 친구들끼리 있을 때 학교 선생님을 ‘○○쌤’으로 부른다고 대답한 게다. 선생님 호칭은 14.9%에 그쳤다.

허나 실망하긴 이르다. 현재 학교에 존경하거나 좋아하는 선생님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10명 중 8명 이상(83.5%)이 ‘그렇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또한 81.1%의 학생은 ‘스승의 날’이 ‘의미가 있다’고 답했다. 그런 점에서 ‘스승의 날’은 결코 ‘우울한 날’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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