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예방디자인(셉테드·CPTED), 흉물 소리 들어서야
범죄예방디자인(셉테드·CPTED), 흉물 소리 들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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셉테드(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는 범죄예방을 위한 환경 디자인으로, 어느 주변의 환경을 개선해 범죄를 방지하고 주민 불안감을 줄이려는 기법이다. 골목길에 폐쇄회로TV(CCTV)와 비상벨, 표지판 등을 설치하거나 벽화 등을 그려 주민들의 자연 감시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한 효과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그래선지 전국 지자체마다 주거환경 개선 등과 맞물려 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제주에서도 제주 시내 원도심을 중심으로 몇 군데 시행했으며, 삼양·도련지구에도 내년까지 20억원을 들여 안심 골목길 등 다양한 환경을 갖출 예정이다.

하지만 사업 시행 이후를 보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다. 지금 제주시 무근성 일대가 그렇다. 일부 시설물 형태와 벽화, 노면 표시 등이 지워지거나 칠이 벗겨져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이래서는 주민 불안감을 줄여 준다는 것이 오히려 주민들에게 불쾌감을 줄까 걱정이다. 지역의 이미지까지 훼손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이 사업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과정도 중요하다. 주민과 전문가의 참여가 필수적이어야 한다. 무근성 주변엔 성인 2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골목길에 비상벨이 없다. 일도초등학교 인근 역시 차량이 들어갈 수 없는 좁은 길에 비상벨을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일도2동 작은도서관 인근의 CCTV는 사각지대가 많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사업 시행 전 단계부터 전문가와 주민 등의 여론을 제대로 수렴했다면 이런 과오는 없었을 것이다.

셉테드는 보여주기가 아닌 어디까지나 범죄예방 사업이다. 그런 만큼 행정과 경찰은 지금보다 훨씬 협업에 신경을 쓰고, 주민들의 참여도 이끌어 내야 한다. 어느 한 기관의 일방통행 진행은 곤란하다. 그리고 나서 관련 시설물을 설치하든 벽화를 그리든 해야 한다. 유지 관리엔 주민들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안전한 동네는 민·관이 합심해야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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