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학교 현장의 스승의 날 풍경을 완전히 바꿔놓은 가운데 부모들은 여전히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학교 교사에게 선물을 건네는 관행은 자취를 감췄지만 여전히 방과후 학교 교사, 어린이집 교사, 학원 강사 등 ‘제도권 밖’ 선생님들에게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의식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은 초·중·고등교육법, 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에 속하는 공공기관 종사자다.
영유아보육법을 적용받는 어린이집의 경우 원장은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누리과정을 운영하기 때문에 청탁금지법상 ‘공무를 수행하는 사인’에 포함되지만 교사는 법적으로 적용 대상이 아니다.
15일 맘카페 등 도내 온라인 사이트를 살펴본 결과, 스승의 날을 맞아 어린이집 선생님 등에게 어떤 선물을 해야 할 지 논의하는 게시물을 심심찮게 찾아 볼 수 있다.
‘남들 다하는 데 선물을 안 보내기엔 뻘쭘하다’, ‘통일된 기준이 없어 고민’이라며 수제청, 롤케, 향초, 선크림, 카네이션 디퓨저 등이 ‘무난한 선물 리스트’로 꼽혔다.
26개월 된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이모씨는 “일부 어린이집은 편지를 포함해 선물을 일체 받지 않는다는 가정통신문을 보내기도 한다지만 우리 어린이집은 별다른 얘기가 없어 5만원 상당의 과일 바구니를 보냈다”고 말했다.
특히 선물을 공개적으로 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일부 선생님들을 위해 모바일 기프티콘을 보내는 경우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해 한 학부모단체 관계자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어린이를 보육한다는 역할이 동일하다”면서 “어린이집 교사가 청탁금지법 대상이 아니지만, 자체적으로 동일 기준을 적용해 학부모들에게 안내한다면 혼란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