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불러온 '홀로 육아'…수눌음으로 '극복'
저출산 불러온 '홀로 육아'…수눌음으로 '극복'
  • 좌동철 기자
  • 승인 2019.05.1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道 수눌음 육아나눔터 29곳 운영…공동육아 사랑방 역할 '톡톡'

저출산 시대를 맞아 아이를 낳고 키우기가 좋은 곳이 살기 좋은 곳이 됐다. 안심하고 편안한 아이 돌봄은 결국, 결혼과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 내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를 키우는 육아 공동체가 수눌음정신으로 부활했다. 본지는 아이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육아 정책을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주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 있는 수눌음 육아 나눔터(20호점)에서 아이와 부모들이 모여 이벤트를 개최했다.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 있는 수눌음 육아 나눔터(20호점)에서 아이와 부모들이 모여 이벤트를 개최했다.

지난달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 있는 수눌음 육아 나눔터 20호점. 돼지고기에 빵가루를 입히고 바삭바삭한 돈가스를 튀겨내는 엄마표 요리 놀이가 열렸다.

요리놀이를 진행하는 동안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2017년 함덕주민차치위원회 건물에서 문을 연 육아 나눔터는 이 마을의 육아 사랑방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이와 부모 20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육아 나눔터 20호점에선 오감놀이와 유아체육, 독서모임, 캘라그라피, 키즈 성장 클럽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매주 열리고 있다.

최덕환 운영위원장은 수눌음 육아 나눔터에서 아이를 함께 키우는 행복을 얻으면서 더 많은 주민들을 만날 수 있어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어려울 때 서로 돕고 챙겨주는 제주의 미풍양속인 수눌음정신이 가족·이웃·사회가 함께하는 육아에 접목돼 호응을 얻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2016년 육아 나눔터 1호점을 개설한 이후 4년이 지난 현재 29호점으로 늘었다.

제주도는 마을회관과 복지회관, 아파트 등에서 자투리 공간에 육아 나눔터를 설치하면 시설비로 5000만원과 연간 운영비로 600만원을 지원해 주고 있다. 운영과 프로그램은 전적으로 부모들이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육아 나눔터에서 5명 이상의 부모가 뜻을 모으면 돌봄 공동체를 결성할 수 있다. 제주도는 공동체 별로 1인 당 월 2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해 준다.

돌봄 공동체인 차북차북은 서귀포시 혁신LH아파트 2단지의 14호점 운영진이 모여 2017년 결성했다. 부모 12명과 아이 13명이 모여 한지붕 공동 육아팀을 구성, 매주 마다 엄마 손간식 만들기와 오름 등반을 진행하고 있다.

 

함덕 육아 나눔터에서 ‘엄마표’ 요리교실 행사 후 식사를 하고 있다.
함덕 육아 나눔터에서 ‘엄마표’ 요리교실 행사 후 식사를 하고 있다.
함덕 육아 나눔터에서 엄마가 아이들을 대상으로 솔방울 만들기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함덕 육아 나눔터에서 엄마가 아이들을 대상으로 솔방울 만들기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에 이주를 온 이들도 참여해 자녀와 함께 텃밭을 가꾸며 이웃들과 우의를 다지고 있다. 한 달에 두 번은 오름을 오르는 데 아빠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

돌봄 공동체를 통해 회원들은 육아 정보는 물론 이웃과 지역사회의 소식을 알게 되면서 삭막했던 아파트의 삶에서 벗어나게 됐다.

차북차북회장인 강해영씨는 가족 친화 문화에서 시작된 돌봄 공동체는 지역 공동체 회복으로 확산되고 있다엄마들의 자발적인 돌봄과 나눔이 아이 키우기 좋은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형 공동 육아체인 수눌음 육아 나눔터는 제주시지역에 18, 서귀포시지역에 11곳 등 모두 29곳이 운영되고 있다.

육아 나눔터에서 만나 친분을 쌓은 부모들이 결성한 돌봄 공동체는 59개 팀에 이르고 있다. 59개 돌봄 공동체에서 현재 399가족 1493명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돌봄 공동체는 구성원을 보면 도민 52%, 이주민 48%로 제주에 정착한 많은 이웃들이 참여하고 있다.

육아 나눔터와 돌봄 공동체에서 제철 음식 재료를 활용한 요리 만들기에서 영어·중국어 노래 배우기, 한글·산수·미술 교육, 오감놀이 등 다양한 공동 육아활동이 열리면서 저출산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인터뷰) 제주특별자치도 임태봉 보건복지여성국장

이웃과 마을 공동체에서 시작한 수눌음 육아 나눔터는 공동 육아 사랑방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임 국장은 엄마들의 독박 육아가 저출산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재능을 갖췄던 경력 단절 엄마들이 돌봄 활동에 나서고, 아빠들이 협조를 하면서 알차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 국장은 “4년간 진행해 온 수눌음 육아 나눔터는 중앙부처와 타 지역에서 부러움을 사고 있다지난해 여성가족부 주최 열린 제1회 가족정책 포럼에서 전국 우수사례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지난해 행정안전부는 물론 세종시, 춘천시, 경기도 가평군에서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임 국장은 수눌음 육아에 대한 이용자 설문과 자녀 돌봄 평가에서 92%가 만족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육아 나눔터 시설의 노후화와 장난감 파손에 따른 보강 지원, 운영진과 봉사자들의 자발적 동기 부여는 개선할 점이라고 임 국장은 밝혔다.

임 국장은 육아 나눔터에 대한 장기적인 컨설팅으로 지속적이고 발전적인 활동 방향을 제시해주고, 우수 나눔터에 대해선 표창 수여와 운영비를 차등 지원하는 인센티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