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생각한다
5월에 생각한다
  • 제주신보
  • 승인 2019.05.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양택, 前 탐라교육원장·수필가

오월도 하순으로 접어들었다. 봄인가 했더니 어느새 초여름 날씨다. 연둣빛으로 돋아난 새싹이 따스한 햇살 속에 녹색으로 변해 간다. 신록의 계절이다.

시인 금아 피천득은 그의 시『오월』에서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안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라고 청순함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오월은 가정의 달이며 어린이 날, 스승의 날, 어버이 날, 부부의 날도 있다. 마치 축제의 달인 양하다. 이들의 밑바탕에는 효란 공통분모가 깔려 있다.

효란 백행의 근본이라 했다. 어른을 공경하고 위계질서가 서며, 인간다움의 기본이다.

우리는 과거 대가족제도여서 자연적으로 가정에서 효를 배웠다. 그리고 사회에서도 효를 중요시했다. 학교에서도 예절교육이며 인성교육을 가르쳤다. ‘무엇이 되든 먼저 사람이 되어라.’라는 말을 수없이 들으며 자랐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효가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가정이 흔들리고, 학교와 사회가 무너져 나라가 혼란스럽다.

교사가 학부모와 학생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하고, 도덕교과서도 사라졌다. 인성교육마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스승의 날을 맞아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에게 카네이션을 달아 주던 풍습도 꼬리를 감췄다. 김영란 법이 학교에까지 불똥이 튀어 사제지간의 정을 갈아놓았다.

가정에서도 효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 부모가 자식을 살해하고 자식이 부모를 구박하고 폭행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가해자 70% 이상이 부모라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기업조차 노사갈등으로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견디다 못한 기업들이 외국으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 일자리도 없고, 경제도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미사일을 마구 쏘아대는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려 밀어붙인다. 우리 이웃에도 입에 풀칠 못하는 사람이 부지기순데, 왜 북한에만 퍼 주려는지 모르겠다. 가화만사성이란 말처럼,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풀린다. 나라가 혼란스럽고 어지러운데 남북통일이 되면 편할는지.

공권력도 힘없이 흔들거린다. 질서를 잡아야할 경찰관이 취객에게 폭력을 당하는 사회가 되었다. 119구급대원이 취객이 휘두른 주먹에 생명을 잃은 적도 있다, 이게 국민소득 3만 불의 현주소다. 10대 경제 강국이라 함이 낯 뜨겁다. 답답하다. 우리의 전통과 정체성, 가치관을 잃어버려서는 안된다.

며칠 전 모 일간지 기사다. H 소주가 노사 간 무교섭 임금타결을 했다고 한다. 기사를 보는 순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노조위원장은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바람직한 노사관계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양보의 미덕이다. 얼마나 바람직한 일인가.

효는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전통 문화유산으로서 5000년 역사 속에서 면면히 이어 내려왔다. 이러한 효 문화를 통해 건전한 사회 기풍을 조성함으로써,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효의 문화가 계승되고 정착되어야 한다. 건물을 짓는 데 주춧돌이 중요하듯, 효의 새로운 가치가 우리 국민들의 내면에 바르게 자리를 잡아 안정된 사회가 이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