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양치기 정부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양치기 정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홍창구, 시인·수필가/前 애월문학회장

요즘 정치에 대해 증오와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다. 정치 이야기가가 나오면 TV나 라디오를 아예 꺼 버린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심지어 정치인들을 거짓말과 싸움이나 하는 시정잡배로 치부하는 경우도 많고 진보와 보수 모두 썩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시시비비를 가리기보다는 정치 자체를 외면해 버리는 것이다.

무엇보다 현 진보세력은 기득권에 대한 증오심을 부추겨 집권했다. 포퓰리즘엔 엘리트·기득권층에 대한 증오심이 깔려 있다. 과거의 기득권층을 공격하며 자기들만 진짜라고 대중을 현혹하고 있다. 똑같은 일도 박근혜가 할 때는 반민주적 폭거라고 거품을 물던 사람들도 문재인 정부가 하면 침묵하거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불가피한 것’이라고 옹호하고 나선다. 집권 이후엔 자신들도 과거의 기득권 세력과 닮아버린 것이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지성은 사라지고 ‘내 편이냐, 아니냐.’는 정파만 남은 것이다. 청와대 여민관에 걸려 있다는 액자 ‘춘풍추상’은 남을 대하기는 춘풍처럼 관대하고 자기를 추상같이 엄격해야 한다는 채근담에 나오는 글귀이다. 집권세력은 다시 한 번 되새겨봐야 한다.

그런데 보수 세력의 위기 역시 진보가 경제 등 죽을 쑤고 있는데도 대안세력으로서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는 데 있다. 보수의 리더십과 전략 부재 탓이다.

왜 국민들은 이처럼 정치인들을 믿지 않는 것일까. 무엇이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를 믿지 않게 한 것일까? 국민이 알고 싶어 하고 원하는 것에 답을 주는 데 시간을 쏟지 않고 정치적 싸움만 하고 자신들의 하고 싶은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정치인들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국가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다. 국민이 정치인들을 믿지 않는다면 그 국가는 어떻게 될까. 걱정스럽다.

그렇다면 2019년 5월 현재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적 신뢰를 얼마나 받고 있을까. 문재인 정부는 근로자나 소외계층을 대변하고 약자를 배려하는 통합의 사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걸었지만 진보의 가치는커녕 독선으로 빈부의 격차는 더 커지고, 서민들만 더 힘들어 졌다. 한전 등 공기업이 줄줄이 적자에 고용률은 허리가 꺾였다. 일을 할 수 없으니 돈을 벌 수 없다. 맹자는 ‘무항산(無恒産)이면 무항심(無恒心)’이라고 했다 일정한 소득이 없으면 일정한 마음도 없다는 뜻이다.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독립적 인격체로 살기 어렵다. 그리고 2500년 전 공자 말씀을 들어보자. 풍족한 식량, 충분한 병력, 백성의 신뢰 등 3가지가 있어야 된다고 했다. 그 중 국민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은 오늘 날에도 적용되는 것 같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면서 실망을 금할 수가 없다. 진영논리에 갇혀 통합과 인사 7대 기준 등 대국민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다. 그래서 정부에 대한 불신이 크다. 그 불신만큼은 국민들의 뇌리에 사라지기 힘들 것이다. 양치기 정부다. ‘양치기 정부를 누가 믿겠는가. 정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믿음이고, 둘째도 믿음이라고 했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것이 바로 정치의 요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