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해록/최부 지음·허경진 옮김
세계 3대 중국 기행문으로 손꼽히는 기적적인 생존 기록을 살펴볼 수 있게 된다.
제주에서 중국까지, 조선 사대부인 최부의 특별한 표류기이자 견문기인 표해록이 발간됐다.
조선시대에는 사신 일행만 중국에 드나들 수 있었다. 사신 가운데 일부는 중국에 다녀온 기록을 남겼는데, 명나라 시대에는 ‘조천록(朝天錄)’, 청나라 시대에는 ‘연행록(燕行錄)’으로 전한다. 그러나 사신들은 정해진 길로만 다녔기 때문에 북경 남쪽으로는 내려갈 수 없었다.
조선시대에 북경 남쪽을 가 본 사람은 주로 표류한 사람들이었는데, 대부분은 문자를 모르는 어부였으므로 보고 들은 것을 글로 남기지 못했다.
몇 편 되지 않는 기록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최부(1454~1504)의 ‘표해록’이다. ‘표해록’은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엔닌의 ‘입당구법순례행기’와 더불어 세계 3대 중국 기행문으로 손꼽힌다.
이 책은 500여 년 전 한 인물이 목숨을 걸고 바다를 표류하고 낯선 땅을 경험한 뒤 남긴 기록이지만 현재까지도 그 가치를 이어 오고 있는 귀중한 자료다.
서해문집 刊, 1만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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