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Pi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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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동철, 정치부장

ADPi(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공항 분야 전문가들에게는 잘 알려진 공항 설계·건축 전문회사다.

한국공항공사에 해당하는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의 자회사로 중국 상하이 푸둥공항,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공항 등 세계 주요 공항 설계에 참여했다. 2016년 6월 박근혜 정부가 ADPi 용역 결과를 근거로 ‘김해 신공항’을 최종 결정하면서,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간 영남권 신공항 유치 갈등이 봉합됐다.

그런데 최근 부산·울산·경남 공동 검증단은 현 김해공항을 확장해 V자 형태의 활주로를 운영할 경우 지역주민의 소음 피해가 심화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미주·유럽 노선 취항을 위해선 신설 활주로는 3200m가 아닌 3500m 이상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 제주국제공항 활용 방안을 담은 ADPi 보고서가 지난 10일 공개됐다. 제2공항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가 지난 15일 개최한 도민 토론회에선 이 보고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제주공항이 2035년까지 4500만명을 수용하는 전제 아래 시간당 60회의 이·착륙이 가능한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ADPi 보고서의 3번째 옵션(대안)은 남북 활주로(1900m)를 연장하지 않아도 시간당 60회 운항을 달성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다만 관제에 있어서 도전(challenge) 즉,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며 안전 운항 문제를 제기했다. 아울러 19개의 권고안이 충족돼야 한다고 밝혔다. 민간 및 군 공역에 대한 중첩 문제, 터미널 확장, 관제 인력 및 기술 보강 등 다양한 주문을 제시했다.

제2공항 반대 측 전문가들은 ADPi 보고서를 토대로 단기·중기적으로 항로, 접근성, 관제시설 등을 개선하면 원문 그대로 ‘현실적이고 실용적(realistic and pragmatic)’으로 미래의 항공 수요를 대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를 포함한 찬성 측 전문가들은 이 보고서가 용량 확대에만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제주공항 소음 문제와 항공기 특성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실례로 제주공항을 이용하는 주항공기인 보잉 737-700~900급 여객기는 맑은 날에는 기존 1900m의 남북활주로를 이용할 수 있지만 눈·비가 오면 이륙 중량 때문에 2050~3030m의 활주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민 토론회에선 제2공항 찬반 주민들 간에 고성이 오고 갔다.

반대 측 주민들은 시간당 60회 운항이 가능하다고 ADPi가 제시한 만큼, 제주공항 남북활주로 활용에 대해 더 구체적이고 추가적인 연구조사로 실행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제주공항이 들어선 제주시 용담동 일부 주민들은 시간당 항공기가 현재 35회에서 60회로 늘어나면 소음 피해가 확산되는데 이를 감안하지 않은 보고서에 대해 불신을 표출했다.

토론회에서 찬성 측 전문가는 남북활주로 활용은 10년 전부터 검토됐지만 여건 상 착륙이 불가능한 이륙 전용으로 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전문가는 “남북활주로를 쓸 수 있었다면 진작부터 이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제주공항의 연평균 탑승률은 88.3%에 달해 정상적인 공항 운영의 모습이 아니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일반적으로 탑승률이 80%를 넘으면 처리 용량을 늘리거나 공항을 확장하고 있어서다. 2분에 한 대씩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제주공항은 수용력을 넘어 한계치에 도달했다.

제주도민은 물론 많은 국민들이 제주도를 오고갈 때 자신이 원하는 날짜와 시간대에 비행기 표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항공편은 제주도민에게 있어 대중교통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탑승과 안전에 있어서는 불편하고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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