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주로 제주 경관 훼손 계속된다
전신주로 제주 경관 훼손 계속된다
  • 강경태 기자
  • 승인 20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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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m 미만 심의 대상서 제외
한전·지자체, 예산 없어 속수무책
전력 수요 증가로 더 늘 듯
한국전력공사 제주지역본부가 예산 9억원을 들여 제주시 애월읍 광령1리 애조로에 전신주 설치 사업을 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제주지역본부가 예산 9억원을 들여 제주시 애월읍 광령1리 애조로에 전신주 설치 사업을 하고 있다.

제주지역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신규 선로 개설에 따른 전신주 설치가 급증하고 있지만, 제도적 미비로 경관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한국전력공사와 지자체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전선 지중화를 외면하면서 이 같은 상황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한국전력공사 제주지역본부(이하 한전)는 신제주권과 애월읍지역의 동·하절기 전력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제주시에 전력 선로 1개를 신설하는 도로점용허가를 신청했다.

제주시는 이에 애조로 도로변에 신설되는 송전선로 때문에 경관이 저해되고 토사 유출 등 도로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며 한전 측에 전선 지중화 사업을 포함한 사업계획 재검토를 요청했다.

그러나 전신주가 경관 심의 대상인 높이 15m보다 약 1.5m 낮아 제주시는 결국 올해 1월 송전선로의 도로점용을 허가할 수밖에 없었다.

전신주와 전선으로 자연경관이 저해되더라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 설치되고 있어 행정당국도 점용허가를 거부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전은 적자 문제로 전국적으로 자체 지중화 사업을 전면 중단했으며, 송전선로를 신설할 경우 지상 전신주 공사만을 진행하고 있다.

전선 지중화 공사는 지상 전신주 공사보다 10배나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추가되는 송전선로 탓에 제주지역 곳곳에 전선 지중화 대신 전신주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제주의 자연경관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한전과 지자체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중산간지역에 세워진 전신주가 자연경관을 저해하고 있지만, 현행법 상 전신주를 신설할 때 경관은 전혀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경관 관리를 위한 조례 제정 등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