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아타령’과 ‘부산갈매기’
‘방아타령’과 ‘부산갈매기’
  • 제주신보
  • 승인 2019.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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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위원

‘노자 좋구나 오초동남 너른 물에 오고가는 상고선은 순풍에 돛을 달고 북을 두리둥실 울리면서 어기여차 닻감는 소리원포귀범이 에헤라이 아니란 말인가 에헤에헤~에헤야~어라 우겨라 방아로구나 반 넘어 늙었으니 다시 젊기는 꽃잎이 앵도라졌다…’ 방아타령이다. 첫 문장부터 ‘놀자 좋구나’다.

잔칫집에서나 어울릴 이 노래가 2010년 이명박 정부 때 5·18민주화운동 30주년 기념식장에서 울려 퍼질 뻔했다. 당시 국가보훈처가 정운찬 총리 퇴장 때 이 노래를 틀기로 했다가 비난이 쏟아지자 취소했다. 이명박 정부의 수준이었다.

억울하게 스러져간 영령을 위로하는 장소에서 ‘방아타령’이 뭔 말인가.

희생자 유족의 통곡은 안중에도 없고 ‘놀자 좋구나’하면 끝인가.

▲지난 18일 5·18민주화운동의 상징 장소인 광주 금남로에서 보수회원 900여 명이 가두행진을 벌였다.

1980년 이후 5·18을 폄훼하는 시위가 광주에서 벌어진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이들은 5·18유공자 명단 공개를 요구했고, 일부 인사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이때까지 만해도 ‘이 사람들 수준이 이 정도구나’하면 됐다.

그런데 일부 인사가 마이크를 잡고 대중가요 ‘부산갈매기를 불렀다.

야구장에서 특정 팀을 응원하며 흥을 돋우는 노래를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그것도 많은 민주 인사가 스러져간 금남로에서 불렀다. 참 찌질하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사람들의 가족이 숨져 상을 치를 때 옆에서 ‘부산갈매기’를 신나게 부르면 좋겠는가.

이명박 정부 때 5·18 기념식에서 ‘방아타령’을 부르자고 한 것과 무엇이 다른가.

DNA가 같아서 그런 건가.

▲유대인의 지혜의 보고인 탈무드에는 이런 말이 있다.

‘…남들이 모두 울고 있을 때에는 웃지 말라, 남들이 모두 웃고 있을 때에는 울지 말라.’ 미국과 거의 한 몸 같은 이스라엘 사람들은 지금도 탈무드를 읽으며 새로운 정신적 가치를 찾고 있다고 한다.

‘부산갈매기’를 불렀던 사람들은 아마 미국 팬일 것이다. 그렇다면 리틀 미국으로 불리는 이스라엘 사람들처럼 남들이 모두 울고 있을 때에는 제발 웃지 말기를 바란다.

미제(美製)라면 양잿물도 마실 사람들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본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팔레스타인 꼬마들을 향해 총질하는 것은 본받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