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의 항공 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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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훈,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논설위원

오키나와에서 세계 우치난추 대회를 개최한다. ‘우치난추’ 는 오키나와 사람이라는 뜻이다.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이주한 오키나와 사람들과 그 자손들이 5년에 한 번 고향을 찾아 오키나와의 어두운 과거를 극복하고 고향의 전통을 이어가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이 대회의 핵심은 ‘귀향(歸鄕)’이다.

여러모로 제주도와 비슷한 오키나와는 관광업을 제외하고 먹고 살거리가 빈약하다. 일본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발전이 더딘 곳이다. 오키나와 청년들은 일할 곳이 없어 세계 각지로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 남의 일 같지 않다.

이런 아픔을 품고 그 해결책을 고민하던 오키나와가 달라졌다. 지역 자원과 지리적 이점을 살려 ‘물류 허브’이며 ‘제조업 천국’을 꿈꾸고 있다. 청년 인재 육성을 위해 물류산업을 기반으로 한 고부가가치 제조업을 육성하고 있다. 물류산업 성장을 시작으로 물류업에 제조업, 서비스업 등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산업을 융복합시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있다.

가장 먼저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는 중이다. 인프라의 중심은 오키나와 나하공항이다. 일본 정부는 나하공항을 일본 전역과 아시아 각지를 묶는 주요 물류 허브로 키우기 위해 공항 주변을 ‘국제 물류 경제 특구’로 지정하고, 세금 혜택과 저리 융자로 기업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나하공항의 국제 화물처리량은 2009년 약 2만t에서 2016년 17만6000t까지 늘어났다. 도쿄 하네다공항(약 43만t) 등에 이어 일본 내 4위로 성장했다. 이어 2020년 도쿄올림픽에 맞춰 나하공항 제2활주로 개장을 준비 중이다. 제2활주로가 개장되면 항공기 발착 횟수는 연간 18만5000회로 늘어난다. 동일본 근해 등에서 잡힌 어패류가 나하공항을 거쳐 서울, 베이징, 칭다오, 상하이와 홍콩, 대만은 물론 싱가포르와 방콕까지 당일 배달 서비스가 가능해 진다.

나하공항 주변에는 방대한 물류 창고들이 많다. 도쿄 등 관동 주변 기업들이 공항 주변 물류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부품이나 재료 등을 아시아 각지에 나하공항을 통해 출하하고 있어 오키나와의 물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나하공항 활주로는 국가가 소유하고 있으며 여객터미널, 주차장, 모노레일 등 이용시설은 민간이 관리하고 있다. 공항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내외 항공노선 유치 및 이용객 증대를 목표로 관광객 PR 등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오키나와현은 공항 개발 계획 초기부터 PI(Public Involvement)라는 주민 의견 수렴을 통해 공항 개발 과정에서 생겨날 수 있는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공항 개발로 인한 주변 환경영향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영향 평가를 실시하고 생태계를 이전 복원하는 방안도 추진했다.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이제, 오키나와는 일본 내에서 유일하게 인구 증가세를 보이며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이 기대되는 지역으로 떠올랐다. 더 이상 청년들이 먹고 살 일이 없어 오키나와를 떠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일자리를 찾아 떠났던 오키나와 청년들은 물론 타 지역 청년들도 오키나와를 찾고 있다. 우리도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

얼마 전 친구 아들이 6급 공무원에 임용되었다. 부러웠다. 친구 아들을 축하해 주고 오면서 아내가 말했다. “우리 아이들은 앞으로 어디에서 살게 될까? 제주에도 청년들이 일자리가 많이 생겨 우리 아이들도 이곳에서 살게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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