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春日空去/尤韻(춘일공거/우운)
(143)春日空去/尤韻(춘일공거/우운)
  • 제주신보
  • 승인 2019.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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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詩 歸之軒 金淳宅(작시 귀지헌 김순택)

春云夏矣又何求 세운모의우하구 봄이라더니 여름이네 다시 무얼 구하랴/

得任之過所往收 득임지과소왕수 지난 날 얻은 것이 거둬들인 그것이네/

日出人間生自事 일출인간생자사 해만 뜨면 인간세상 일은 절로 생기고/

俱忘老相遂年流 구망노상수년류 잘 잊는 늙은 모습은 세월에 따른 것/

歡愉不若前心樂 환유불약전심락 마음에 반기고 기쁨은 예전 같지 않지만/

皺面爲然以白頭 추면위연이백두 주름에 백발은 그러려니 할 것이네/

晩覺增工驚入妙 만각증공경입묘 늦게 공부하다 깨달아 묘경에 놀라지만/

商天背向恐孤幽 상천배향공고유 적막과 외로움 싫어 서쪽해를 등지려네/

■ 주요 어휘

空去(공거)=헛되이 가버리다 歡愉(환유)=반기고 기뻐함 年流(연류)= 세월의 흐름 商天背向(상천배향)= 서쪽 하늘을 등지다

■ 해설

봄날이 속절없이 가버렸다. 봄빛을 받아서 나날이 새롭게 한다더니 어느새

여름이다. 오로지 봄날의 무한한 뜻 아까워서 한문공부에 힘을 더욱 축적해

보노라 하지만, 왜 세월이 빨리 가는지 가늠할 수가 없다.

대개 늙는 모습이 주름살 늘고 머리털이 바래가지만, 하는 일은 부질없고 잘 잊어 뭘 읽어보면 처음 읽는 듯 새삼스럽다. 꽃가지 바라보아도 깊은 감성이 사라지고 심드렁하다.

편치 못한 몸 이끌고 무료한 심회를 적어본다며 부질없이 봄날은 간다(春日空還)’고 외치고 싶었다. 평기식 칠언율시(平起式七言律詩)이다.

<해설 귀지헌 김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