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00년 동안 제주바다 뱃길 밝혀온 ‘길잡이’
(17)100년 동안 제주바다 뱃길 밝혀온 ‘길잡이’
  • 진주리 기자
  • 승인 2019.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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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등대…사라봉 중턱에 있는 18m 백색 등탑…2007년 등대문화유산 지정
제주섬 유일한 등대지기 올해 안에 무인화…2020년 개방 예정
제주시 건입동 사라봉 중턱에 있는 산지등대의 모습. 탁 트인 제주바다와 제주항, 부근 해역을 항해하는 선박 등 시원한 경관이 펼쳐진다. 18m 높이 백색 등탑에서 대형 등명기로 15초에 1번씩 반짝이는 불빛을 48㎞ 떨어진 곳까지 비춘다.
제주시 건입동 사라봉 중턱에 있는 산지등대의 모습. 탁 트인 제주바다와 제주항, 부근 해역을 항해하는 선박 등 시원한 경관이 펼쳐진다. 18m 높이 백색 등탑에서 대형 등명기로 15초에 1번씩 반짝이는 불빛을 48㎞ 떨어진 곳까지 비춘다.

제주섬을 둘러싸고 있는 바다는 등대에서 시작된다. 등대가 있는 해안은 대부분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사라봉 북쪽 비탈면에 자리 잡은 제주바다의 파수꾼산지등대는 하얀색 건물이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하게 한다.

여름밤의 사라봉 앞 바다는 등대에서 반짝이는 불빛과 고기잡이배들이 밝힌 집어등이 어우러져 밤하늘의 별자리를 방불케 하고 있다.

영주십경(瀛州十景)’의 제 2경인 사봉낙조를 볼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산지등대의 역사

제주시 건입동 사라봉 중턱에 자리 잡은 이 등대는 제주항과 부근 해역을 항해하는 선박의 안전 운항을 위해 1906년 대한제국 세관공사와 등대국 소속으로 출발했다.

제주시 건입동에 속하지만 산지등대로 부르는 이유는 산지라는 지명과 관련이 있다.

산지라는 명칭은 탐라순력도에 산지촌(山地村)으로 등장하고 있다.

제주도’(통권 421969)에 의하면 처음에는 산저(山底)였던 것이 나중에 산지(山地)로 개칭됐다고 한다. 등대의 이름도 여기서 따왔다.

일제시대인 19161030일 무인등대로 건립되면서 우도(1906), 마라도(1915) 등대에 이어 도내에서 세 번째로 빛을 밝혔다.

이듬해인 19173월 유인등대로 변경된 후 무려 83년 동안 추자도, 청산도, 보길도, 거문도까지 환하게 불을 밝혔다.

지금은 등대로서의 수명이 다해 바로 곁에 1999년 현대식 등대를 새로 지었다.

옛 등탑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허물지 않고 원형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등탑 2개 중 서쪽의 것이 새로 만든 것이다.

18m 높이 백색 등탑에서 대형 등명기로 15초에 1번씩 반짝이는 불빛을 48떨어진 곳까지 비춘다.

날씨가 흐린 날은 저주파 음파 발진기로 음파를 보낸다.

가을철 시야가 선명할 날에는 산지등대에서 보낸 빛이 160나 떨어진 여수 앞바다의 거문도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모든 등대마다 고유의 신호가 있어서 몇초 간격으로 빛이 깜박거리는 것이 정해져 있다.

불빛이 깜박이는 간격을 보고 어느 등대에서 오는 빛인지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안개가 짙은 날에는 사이렌으로 신호음을 보낸다.

50초에 한번씩 5초 동안 길게 소리를 울려준다. 소리가 도달하는 최대 거리는 5.5에 이른다.

이 소리는 안개 피리라는 뜻의 무적(霧笛) 소리라고 불린다. 과거에는 디젤발전기를 돌려 압축기에서 만들어낸 공기를 강한 압력으로 나팔에서 뿜어냈다.

밤안개를 뚫는 무적 소리는 뱃고동처럼 ~하며 낮은 저음으로 멀리까지 신호음을 보냈다.

지금은 전기로 만든 저주파로 금속판을 진동시켜 나팔을 울리고 있다.

산지등대는 2007년 해양수산부로부터 등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각종 항로표지를 통제·관리하는 컨트롤 타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산지등대는 현재 등대 주변으로 넓은 바다가 펼쳐지면서 사라봉과 함께 시민들에게 휴식처로 각광받고 있다.

도심지와 가까운 위치에 있어 체험 학습장으로도 인기다.

1906년 첫 불을 밝힌 산지등대는 등대로서의 수명이 다해, 1999년 현대식 등대가 새로 건립됐다.
1906년 첫 불을 밝힌 산지등대는 등대로서의 수명이 다해, 1999년 현대식 등대가 새로 건립됐다.

등대지기 없이 홀로 서다

제주도 본섬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유인 등대인 산지등대의 등대지기가 100년 만에 사라진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제주해양수산관리단에 따르면 1917년부터 관리인이 상주해 직접 불을 밝혔던 산지등대가 올해 안에 무인등대로 전환된다.

산지등대 무인화가 완료되면 제주지역 유인등대는 우도등대, 마라도등대, 추자도등대 3곳만 남는다.

무인화 정비공사와 함께 현재 산지등대에서 맡고 있던 항로표지 통합관리운영 시스템도 우도등대로 이관된다.

이에 제주도와 추자도 사이 암초에 세워진 중뢰등표 등 제주지역 84기 무인 항로표지에서 보내오는 기상 상태 등 각종 정보는 앞으로 우도등대로 보내진다.

현재 산지등대 야간 근무는 상시(1)에서 격일(1)으로 바뀌는 등 무인화를 위한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앞서 최대 6인까지 묵을 수 있던 체험 숙소도 지난해 1231일부터 운영을 중단했다.

제주해양수산관리단에 따르면 유인등대 관리체계 개선연구용역에 따라 201512월 산지등대 무인화가 결정됐다.

올해 말까지 예산 10억원을 들여 무인화 정비 사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제주해양수산관리단은 방문객의 안전을 위해 지난 4월부터 12월까지 산지등대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개방 예정일은 20201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