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훼손 복구지침, 약발이 먹히려면
산지 훼손 복구지침, 약발이 먹히려면
  • 고동수 기자
  • 승인 2019.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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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자치경찰단이 불법 산지 훼손으로 적발된 후 시늉만 한 원상복구지역을 대상으로 이달부터 단속에 들어갔다. 전국 최초로 제주도와 제주지방검찰청이 지난해 공동으로 제정한 ‘제주도 불법 산지전용지 등에 대한 원상복구 지침’에 따라 진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상은 최근 3년간 적발한 산림 훼손 207건 중 피해면적이 1000㎡ 이상인 69개소와 수목 50그루 이상을 무단벌채한 13개소 등 82개소다. 이곳을 현장 방문해 복구지침에 명시된 대로 조림 수종과 조림 방법, 식재 시기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공간정보시스템상 산림 형상 변화를 추적해 불법 훼손 의심 지역도 점검한다. 바람직하다고 여겨진다. 농약을 투입해 나무를 고사시키거나 재선충병 감염목으로 위장한 행위도 들여다본다. 엄포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사실 그동안은 불법 산림 훼손으로 적발했다 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원상복구를 대강해도 구속하지 않거나 감형까지 해준 사례도 허다하다. 심지어는 산림 훼손 사범이 개발행위 허가를 신청하면 수목이 없는 토지로 간주해 인허가를 해주기도 했다. 불법 산림 훼손 행위가 고개를 숙이지 않는 데에는 이렇게 공허하고 깔끔하지 못한 뒤처리가 작용한 때문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 3년간 훼손 면적만 61만㎡에 이른 것이 이를 방증한다.

그런 점에서 자치경찰단의 단속에 거는 기대가 크다. 두 달간 3개 반에 13명의 전담 수사반을 투입하는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할 것이다. 더는‘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원상복구는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줄 필요가 있다.

현장 단속 후 사후처리도 중요하다. 과거의 예에 비춰 어영부영 넘어가서는 안 된다. 위법 행위에 대해선 반드시 엄중하게 다스려야 할 것이다. 더욱이 제주지검은 대검찰청으로부터 ‘자연유산 보호 중점 검찰청’으로 지정됐다. 이에 걸맞게 환경파괴 사범에 대한 처벌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첫 선을 보인 산지 전용지 원상복구 지침이 약발 먹힐지는 이번 단속에 달렸다.